한국은행이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삼성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연 1.25% 수준에서 0.25%포인트 올린 1.50%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2016년 6월 1.25%로 내린 후 1년 6개월 동안 유지해왔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은 2011년 6월(3.00%→3.25%)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한은 금통위의 결정은 환율 변동성 확대, 북한 리스크 부각 등 금리동결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경제 회복에 의한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 한미간 금리 역전 본격화 등이 금리인상의 명분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국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종합 채권시장지표(BMSI)에 따르면 채권시장 전문가 중 82.0%가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경제를 보면 세계경제 개선에 힘입어 수출·생산 증가세가 지속있는 가운데 그동안 부진했던 소비 역시 반등하는 모양새다.10월 수출은 조업일 감소에도 반도체·선박·석유제품 등 주력제품의 호조로 1년 전보다 7.1% 올라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같은 달 소매판매는 10월 장기 연휴에 따른 명절 선물 등 선(先) 구매 수요, 스마트폰 판매 호조 등으로 전달보다 3.1% 증가했다. 8월(-0.9%)과 비교하면 큰 폭의 반등이다.
국내 경제지표 역시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어 금리인상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6년 11개월 만에 최대치(112.3)를 기록했다. 북한 리스크가 줄어들고 중국과 긴장 관계가 풀렸기 때문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코스피 역시 올해 들어 25.56% 오르는 등 주식시장도 호황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올해 목표하고 있는 3% 성장 역시 무리없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정부와의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3.2%로 상향조정했다. 3분기(7∼9월) 경제성장률 역시 1.4%를 기록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3% 돌파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부채 또한 금리 인상의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가계부채는 1419조원으로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결정도 한은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현재 1.00∼1.25%인 미국의 기준금리를 1.25∼1.50%로 인상하면 기준금리 상단이 한국(1.25%)보다 높아지는 역전현상이 일어난다. 때문에 한은이 선제적으로 통화정책을 집행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한은의 이같은 금리인상을 미리 예측했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리인상 소수의견(1명)이 등장한 것을 사실상의 금리 인상 시그널로 본 것이다. 이 총재 역시 지난달 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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