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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가을·겨울(FW) 시즌 스포츠 브랜드 휠라와 손을 잡고 'FENDI' 컬렉션을 발표하는 이탈리아 브랜드 펜디 |
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칼 라거펠트가 이끄는 펜디는 지난 2월 밀라노패션위크 '2018 가을·겨울(FW) 펜디 레디투웨어(기성복) 패션쇼'에서 휠라코리아와 함께 작업한 협업 라인을 공개했다.
이번 협업은 펜디 측에서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다. 두 브랜드 모두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브랜드인 데다 브랜드 영문 철자도 알파벳 'F'로 시작되는 공통점이 있다. 펜디는 이 점에 착안해 휠라 고유의 'F' 로고를 펜디 핸드백, 티셔츠, 스웨터 등에 넣었다. 제품은 오는 8월부터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펜디 일부 매장에서 한정 판매될 예정이다.
펜디는 빅뱅의 멤버 태양이나 배우 하지원 등과 함께 디자인 제품을 선보인 적은 있으나 스포츠 브랜드와 손을 잡고 컬렉션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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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스노보드 스트리트 브랜드 슈프림과 협업해 루이비통이 내놓은 스케이트보드. 이 제품은 7700만원으로 예약주문에 한해 소량 판매했다. |
루이비통 특유의 'LV' 로고와 슈프림의 젊은 감성이 어우러진 컬렉션은 출시 전부터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다. 판매 첫 날 서울 청담동 팝업매장에는 앞에는 수백명 대기자가 진을 치며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열을 올리기도 했다.
가죽 재킷 600만원대, 스니커즈 110만원대, 반다나 44만원, 모자 60만원대, 가죽벨트 90만원대 등으로 다소 높은 가격에도 금새 동났다. 특히 7700만원에 출시된 스케이트보드 트렁크는 예약 주문을 받아야 할 정도였다. 이마저도 '없어서 못 살 물건'이 되면서 수억원까지 리셀가(상품을 재판매하는 가격)가 올라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 발망과 제조ㆍ유통일괄(SPA) 브랜드 H&M과의 공동 작업이나 알렉산더왕과 스포츠브랜드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의 캡슐 컬렉션 등 서로 다른 색깔의 브랜드 간 협업 사례가 줄을 잇는다.
콧대높다고 알려진 명품 브랜드들이 '신비주의' 전략을 벗어던지는 데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전세계 패션 시장의 최대 소비 주체로 떠오른 이들은 온라인 쇼핑을 즐기며 개성을 최우선 가치로 둔다. 과거 희소성과 제품력으로 승부했던 명품 브랜드들은 이미테이션(짝퉁) 제품의 범람에 밀려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처지에 놓였다. 차별화된 디자인과 쇼핑 트렌드를 빠르게 읽는 대중 브랜드에 오히려 밀레니얼 세대가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명품의 도도함보다는 참신한 브랜드와의 이색 협업이 '브랜드 재생
한 업계 관계자는 "패션 업종을 뛰어넘는 다양한 협업은 캐주얼 브랜드들은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올리는 장점을, 명품 브랜드들은 발상의 전환과 이색 컬렉션으로 새로운 고객을 유입할 수 있어 서로 '윈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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