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광우병으로 알려진 '사슴 만성소모성질병(CWD·Chronic Wasting Disease)이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광우병처럼 인간에게 전염될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미국 과학자들의 조사 결과 CWD는 종간 장벽을 넘어 다른 종에게 전염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국립보건원(NIH) 연구진은 13년 동안 관찰한 결과 사슴 외의 종이 CWD에 감염된 사례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러스학 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CWD는 사슴이나 말코손바닥사슴, 엘크 등 사슴류에서 발견되는 프리온 질병으로 뇌 손상과 함께 중추신경계 손상을 일으켜 결국 폐사된다. 뇌가 스폰지처럼 변해 구멍이 뚫리는 신경질환인 '전염성 해면양뇌증(TSE)' 일종이기 때문에 '사슴 광우병' 등으로 불린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광우병처럼 변형 프리온 단백질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NIH 연구진은 14마리의 원숭이의 뇌와 입에 CWD에 감염된 사슴과 엘크의 뇌에서 추출한 물질을 넣었다. 이후 13년 동안 원숭이를 관찰했다. 원숭이는 인간과 유전적으로 유사한 만큼 인간 프리온 질병 감염 연구를 할 때 사용된다. 광우병과 같이 인간에게 나타날 수 있는 프리온 질병의 일부는 원숭이 역시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이 1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관찰한 이유는 일반적으로 프리온 질병의 잠복기가 18~30개월로 알려져 있지만 인간이나 원숭이 등에서 나타날 때는 잠복기가 10년 이상 걸릴 수 있어서다. 연구진은 "고감도 테스트 기술 등을 활용해 원숭이를 관찰한 결과 CWD가 원숭이게게 전염됐다는 어떠한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CWD는 다른 종을 넘어 감염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사람들의 관심은 CWD에 감염된 동물의 고기를 섭취했을 때 질병에 걸릴 수 있는지 여부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원숭이에게 광록병에 걸린 사슴을 먹인 결과 5중 마리 중 3마리에게서 CWD 양성 반응이 나온 사례가 있었다. 아직까지 CWD가 인간에게 전염된 사례는 없을 뿐 아니라 NIH는 CWD가 종간 장벽을 건너 뛰어 전염될 가능성이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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