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민간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 핵심인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안을 놓고 주주들에게 반대 의결권을 권고했다.
주주 입장에서 봤을 때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합병비율과 목적이 설득력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서스틴베스트는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합병비율 산정 시 존속부문 가치가 과대평가되고 분할부문은 과소평가돼 주주에게 부정적이라고 판단한다"고 9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현대모비스를 둘로 쪼개 모듈·AS사업부는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존속부문(미래차부품·투자사업)은 정몽구 회장·정의선 부회장이 매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개편안을 내놨다. 이렇게 되면 그룹 순환출자 고리는 끊어지고 존속부문이 그룹 지배회사로 올라선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가치 기준으로 0.79 대 0.21로 산정했다. 즉, 개편안이 단행되면 현대모비스 주주는 모듈·AS부문을 넘기는 대신 존속부문 주식 0.79주와 현대글로비스 주식 0.61주를 갖고 오게 된다.
서스틴베스트는 현대모비스 분할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필요한 절차로 문제의 소지가 거의 없다고 보면서도 분할·합병비율(0.61대 1)에는 문제가 있다고 봤다.
합병비율 산정 근거가 된 주가수익비율(PER)을 분할부문 가치 9조 3000억원과 존속부문 가치 13조 6000억원을 토대로 계산하면 존속부문 PER(18.74배)가 분할부문 PER(11.01배) 두배 수준이지만 이를 정당화할 근거가 부족하다는게 서스틴베스트 주장 골자다.
서스틴베스트는 "과거 5년간 분할부문 영업이익이 전체 현대모비스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했고 영업이익률도 존속부문 대비 최대 5배가량 높았다"며 "분할부문의 수익성이 훨씬 좋다는 점을 고려하면 존속부문의 높은 PER가 정당화되려면 뛰어난 성장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같은 지적은 최근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엘리엇은 "분할합병의 명확한 사업상 논리가 제시되지 않았고 분할 사업부문도 저평가됐다"고 지배구조개편안에 반대의사를 명확히 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분할합병 비율이 현대모비스에 불리하게 산정됐다는 합리적 의구심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고 분할합병 목적 또한 설득력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대모비스 주주 관점에서는 이번 개편안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모비스 회계를 담당한 삼일회계법인은 "한국에서는 통상 순자산비율을 채택하고 기업가치나 손익비율을 적용해도 주주가치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반박했다.
현대차 관계자도 "존속부문에는 현대차, 현대건설 지분 등 비영업자산이 많이 포함됐다"며 "이를 걷어내고 순수 사업가치로 따지면 비율 산정에는 무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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