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북한 풍계리에서 있었던 마지막 핵실험의 폭발력이 당초 추정치보다 컸다는 연구 결과가 10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됐다. 인공위성으로 핵실험이 진행된 풍계리 인근 만답산의 변형을 통해 알아낸 결과다.
싱가포르 난양공대의 텅 왕(Teng Wang) 박사팀은 우주 위성으로 지난해 9월 3일 제6차 북한 핵실험에 따른 만답산의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핵실험의 폭발 위력이 120~304kt (TNT 폭약 환산 기준)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폭발력이 100kt 안팎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실제는 더 컸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산악지대 지형까지 고려한 추가 모델링에 따르면 폭발력은 209k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추정값이 기존보다 커진 까닭은 연구진이 지진파 파형 데이터뿐만 아니라 인공위성에서 확보한 데이터까지 종합해 분석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과학자들은 주로 6차 핵실험의 여파로 발생한 진도 6.3 규모(미국 지질조사국 발표 기준)의 지진을 바탕으로 폭발력의 크기를 가늠했다. 이와 달리 싱가포르 연구진은 독일 인공위성 TerraSAR-X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가지고 핵실험실이 위치한 만답산 형태 변화까지 파악했다. 그 결과 핵실험 이후 일련의 여진으로 산의 일부가 무너져 내리면서 땅이 꺼졌고, 최대 3.5m의 수평 이동과 0.5m의 수직 하강 이동을 가져왔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울러 폭발이 만답산 꼭대기에서부터 약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우주 원격 탐지의 잠재력을 입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실험 모니터링에 흔히 사용되던 방법은 아니지만 기존 지진 데이터와 결합했을 때 훨씬 상세한 정보와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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