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삐에로쑈핑 매장 |
그런데 이 좁은 곳에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고 할 정도로 온갖 상품이 넘쳐났다. 500원짜리 스티커부터 60만원에 달하는 전기밥솥은 물론 4300만원짜리 중고 롤렉스 시계까지 무려 4만여가지의 상품이다.
마치 만물상 잡화점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곳은 다름 아닌 이마트의 새 전문점 '삐에로쑈핑'.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일본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해 B급 감성 물씬 풍기는 보물창고로 선보인 곳이다. 28일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점에 처음 문을 여는 삐에로쑈핑을 하루 앞서 방문해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 왜 '삐에로쑈핑'인가…복고풍에 B급 감성 물씬
전문점 이름이 '삐에로쇼핑'이 아니라 '삐에로쑈핑'인 이유는 70~80년대의 복고풍 감성을 풍기려는데 목적이 있다.
유진철 삐에로쑈핑 담당 BM은 "지금은 쇼핑이라고 하지만 과거 70~80년대 영어를 처음 배우던 시절에는 '쑈핑'이라고 적었다"며 "그 시절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잡화점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 |
↑ 삐에로쑈핑 매장 |
실제로 매장을 돌아다니다보면 상품 진열이 깔끔하지 못하다. 대신 복잡하게 배치돼 있어 소비자들이 매장 곳곳을 '탐험'한다는 느낌마저 받는다.
또 상품에 붙어 있는 안내문이나 가격표는 하나같이 삐뚤빼뚤하기만 하다. 일반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이미 빽빽하게 진열돼 있는 상품에 안내문마저 삐뚤어져 있다보니 '혼돈' 그 자체다.
안내문과 가격표를 바르게 다시 붙여주고 싶다는 충동이 들 무렵, 매장 직원이 설명을 해준다. "매장 내 안내문은 본사에서 일괄배포한 게 아니라 매장에 상주하는 손글씨 담당 직원이 직접 썼어요."
그렇다. 복고풍에 B급 감성을 추구하는 삐에로쑈핑이다. 처음 방문하면 다소 어수선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게 바로 삐에로쑈핑만의 분위기다.
◆ 천냥코너부터 명품까지 상품수만 4만개…"직원들 잘 몰라"
삐에로쑈핑은 'FUN&CRAZY'를 콘셉트로 한다. 즉 재밌는 상품과 '미친 가격'을 추구하는 만물상 개념의 디스카운트 스토어다.
상점 규모는 대형마트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파는 물건 수는 대형마트 못지 않다. 무려 4만여개에 달한다.
유진철 삐에로쑈핑 담당 BM은 "신선식품부터 가전까지 상품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며 "대부분 중소기업 제품이 많고, 이마트와는 상품구성이 65%이상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 |
↑ 삐에로쑈핑 매장 |
특히 병행수입을 통해 프라다, 발렌티노, 펜디, 생로랑 등 다양한 명품 피혁 잡화를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야하는 지하 2층에는 흡연용품, 냉동냉장·유제품, 조미료, 코스프레, 언더웨어, 성인용품숍, 가전, 문구, 과자, 세제, 애견용품, 파티용품, 조명, 인테리어, 레저용품, 캐리어 등을 팔고 있다.
특히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온라인 핫 이슈 상품을 매장에 진열해 실제로 보고 만질 수 있도록 했으며 재고 상품이나 부도상품, 유통기한 임박 상품들도 매입해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인다. 예를 들어 특가 상품은 '급소가격', 카테고리 대표 상품에는 '갑of값'이라는 안내문이 적혀있다.
다양한 상품이 많다보니 생기는 단점도 있다. 매장 직원들조차 어떤 상품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른다는 점이다. 이런 함정 탓에 직원들 유니폼에는 '저도 그게 어딨는지 모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또 만약 약속 시간까지 조금 남아 잠깐 둘러보고자 방문했을 때 구경하다가 정작 약속에 늦을 수 있다고 이마트 측은 주의를 당부했다.
![]() |
↑ 삐에로쑈핑 매장 |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삐에로쑈핑을 '듣보잡'이라고 소개했다. 즉 듣도 보지도 못한 잡화상이란 뜻이다. 삐에로쑈핑은 편의점이나 다이소 등과 일부 유사한 점이 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차이가 나게 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성인숍이다.
매장 내 지하 2층에 위치한 성인숍에서는 성인용품과 코스프레용 가발과 복장 등을 판매한다. 또 시가, 전자담배 등 다양한 흡연용품을 따로 팔고 있으며 흡연실도 마련해 뒀다. B급 감성의 재미와 스토리를 선사하기 위한 목적이다.
물론 성인숍에는 미성년자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흡연실에도 수시로 미성년자의 출입을 관리할 계획이다.
삐에로쑈핑은 주 타깃층인 2~30대의 젊은세대를 잡기 위해 늘 새로운 매장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상품선정, 매입, 진열에 대한 권한을 고객과 최접점에 있는 매장 관리자들에게 부여했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보다 빨리 변하기 위해서다.
상품 구매처도 다양화한다. 동대문에서 패션상품을 바잉하는 등 이마트와 거래하지 않는 일반 대리점이나 재래시장, 온라인몰을 가리지
유진철 삐에로쑈핑 담당 BM은 "이마트는 올해 총 3개의 삐에로쑈핑을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삐에로쑈핑이 이마트의 신성장 동력이 되도록 매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