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술자리에서 살이 찌지 않도록 술만 마시는 경우가 있다. '안주 없이 술만 마시면 살이 안 찐다'는 속설을 그대로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음주습관으로 오히려 더 살이 찔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술은 탄수화물이나 단백질과 같은 영양성분이 없기 때문에 살이 찌지 않을 것이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며 "알코올은 분해되는 과정에서 중성지방을 증가시키고 기존의 지방연소를 방해하는데다 1g당 7 ㎉에 달하는 고칼로리 식품"이라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주 1병의 평균 열량은 343 ㎉로 쌀밥 한 공기(200g,272 ㎉)를 넘는다. 낮은 도수와 상큼한 과일 맛으로 인기인 과일향 소주 역시 349 ㎉로 고칼로리인 동시에 당 함량도 22g으로 콜라 1캔과 맞먹을 만큼 높다.
전용준 원장은 "과일향 소주는 맛이 달짝지근하고 목 넘김이 부드러워 안주없이 술을 마실 때 찾는 경우가 많다"며"그러나 과잉 섭취할 경우 다량 함유된 당이 체내에서 지방으로 전환돼 내장지방으로 축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빈 속에 안주없이 마시는 술은 독주나 다름없다.
전 원장은 "공복 상태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 분해효소가 미처 작용하기도 전에 체내 흡수가 돼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상승하므로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식도와 위에 직접 자극을 줘 식도염이나 위염을 발생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종 술을 마신 다음 날 체중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잠깐일 뿐이다. 전 원장은 "알코올의 이뇨작용과 체온 상승으로 소변량 및 에너지 소비가 증가해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며 "오히려 음주 후 체내 혈당조절이 불안정해져 당 섭취 욕구가 늘어나기 때문에 음식을
전 원장은 "근거 없는 속설로 건강을 망치기보다는 규칙적인 운동이나 식단조절과 같이 건강한 방법으로 몸매관리를 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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