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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경남 사천에 있는 샘코 본사에서 샘코 관계자가 '듀오드론' 비행 시연을 진행했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에도 안정적인 비행을 선보였다. [사진=김제이 기자] |
지난 9일 경남 사천에 위치한 샘코 본사에서 만난 민경무 샘코 부설연구소장(부장)은 샘코의 듀오드론 비행 시연을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샘코가 소프트웨어에서부터 하드웨어까지 독자 개발한 맵핑용 무인기 듀오드론은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에도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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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샘코의 '듀오드론(Duo Drone)' 전방에 위치한 두 개의 프로펠러는 0~90도까지 움직여 천이비행이 가능하다. [사진제공 : 샘코] |
국내 유일의 항공기 도어 업체로 유명한 샘코의 주요 사업은 항공기 도어·항공기 부품 제조다. 회사는 안정적인 항공기 도어 사업을 바탕으로 4차 산업 시대에 수요가 늘어날 정밀지도측정 시장에 대비, 지난해 국내 최초로 틸트로터(수직이착륙) 맵핑용 무인기 '듀오드론' 개발과 양산에 성공했다.
이날 본사와 공장 사이 공터에서 비행 시연을 선보인 듀오드론은 전방에 있는 두 개의 프로펠러를 0도에서 90도까지 움직일 수 있어 천이비행(헬기모드에서 비행기 모드로 바꾸는 비행)이 가능하다. 안전한 비행을 위해선 항공기의 무게 중심이 최대한 같도록 해야 하는데 프로펠러 방향이 살짝만 바뀌어도 무게중심이 달라져 비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천이비행을 안정적으로 성공시키기 위해선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샘코는 자체적으로 자동항법조종장치(FCC)개발해 모터, 프로펠러 회전 속도와 자세 안정성 등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통해 천이비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불안정성을 제거했다. 실제로 시연 중인 듀오드론은 프로펠러 방향이 바뀌어도 비행 자세가 무너지지 않고 안정적인 비행을 선보였다.
듀오드론은 모듈형 무인기에 대한 국제 특허 출원도 완료했다. 민 연구소장은 "완성된 기체의 날개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고 헬기처럼 수직이착륙, 활주로 이륙뿐 아니라 손으로 던져 비행시킬 수 있다"며 "전 과정을 샘코에서 연구·개발했기 때문에 고객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무인기를 제작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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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남도 사천시에 위치한 '샘코'본사와 공장 [사진제공 : 샘코] |
샘코의 듀오드론은 맵핑용 무인기로 제작돼 운용고도 100~300m 사이에서 최적 해상도로 촬영이 가능하다. 날개 길이 2.2m, 기체 1.4m, 무게 4.5kg의 무인기로 틸트로터 비행체들과 비교시 매우 경량화된 크기다. 최고 7000만원까지 호가하는 글로벌 인기 기종인 미국 파이어플라이사 제품과 비슷한 성능을 가졌으나 항속 시간은 더 길다. 비교 제품이 50분에서 최대1시간까지 항속할 수 있는 반면 듀오드론은 1시간 이상 연속 비행이 가능하다. 속도도 45~80km/h 사이로 안정적인 비행을 할 수 있다.
이날 전완기 샘코 전략사업본부장 사장은 "다양한 조건에서 안정적인 비행과 촬영이 가능해 지적 측량뿐 아니라, 생육 모니터링, 재난 구조 등 많은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컨설팅 기관 틸그룹(Teal Group)의 세계 민간 무인항공시스템(UAS)시장 프로파일 및 전망 연구에 따르면 오는 10년 안에 민간 UAS 소비가 지난해 기준 512만 달러(한화 약 58억원)에서 10년 후 65억 달러(약 7조원)로 12배 이상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틸그룹은 통신, 물류, 에너지, 부동산 마케팅, 보험산업뿐 아니라 농업 분야까지 UAS의 활용은 무궁무진하다고 내다봤다.
전 사장은 "지난해 부산대 산학협력단 연구소에 2기, 요트 회사에 항공 촬영용으로 1기를 납품했고, 올해는 대학교 연구 기관 교육용으로 1기, 정부출연연구기관에 1기 납품이 예정돼 있다"면서 "샘코에서 이정도 기술력을 가진 무인기 기술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글로벌 제조사의 주요 모델보다 절반 가격 수준에 우수한 품질을 갖춘 무인기라는 게 듀오드론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샘코는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방위사업청이 주관하는 '2018 국방 과학기술 대제전'에 참가해 듀오드론을 전시하며 군용 무인기 시장 문도 적극적으로 두드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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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남도 사천시에 위치한 샘코의 공장 내부. 인명과 관련된 항공기 도어 및 부품은 정확성이 중요해 대부분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사진=김제이 기자] |
샘코는 내부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나 지난 1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했다. 올해 1분기 실적으로 매출 45억6900만원, 영업손실 19억2600만원, 당기 순손실 19억9800만원을 기록했다. 증가하는 수주 물량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경남 산청에 공장을 증설하면서 일회성 비용과 고정비용이 증가한 이유에서다.
전완기 사장은 "지난해 11월에 준공한 산청공장(제3공장)으로 인한 고정비 증가와 기존 공장의 설비 이전 과정에 따른 일시적 가동 중단과 신규수주 관련 치공구 개발·생산, 인건비 등이 지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항공기 제조업 특성상 매출 반영이 더뎌 올해 4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예정이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큰 폭으로 성장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1분기 적자 전환에 대한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지난 5월 이창우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들 자사주 6만9571주를 장내 매수한 바 있다. 전 사장은 "글로벌 고객사를 통한 안정적인 성장성과 내부 연구개발 성과가 경영 안정성이 외부에 잘 안 알려지다 보니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
한편 샘코는 지난해 9월 15일 코스닥 시장에 1만2000원에 상장한 뒤 부침을 거듭하며 상장 후 10개월이 지난 현재 주가는 5800원(11일 기준)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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