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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촬영 및 제공 = 최기성 기자 / 기아자동차] |
그러나 최근 출시된 전기차들은 이 꼬리표를 떼 내고 있다. 한번 충전하면 300km를 넘어 400km에 달하는 거리를 주행할 수 있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서울역~대전역(161km)을 왕복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노래가사처럼 서울, 대전, 대구, 부산(361km) 찍고 충전하면 될 정도로 발전했다.
기아가 니로 하이브리드(HV),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에 이어 최근 출시한 니로 전기차(EV)도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385km(64kWh 기준)에 달한다. 급속충전 시스템을 이용하면 54분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차량을 자주 운행하지 않거나 출퇴근 용도로 사용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가격을 낮춘 슬림 패키지에는 1회 충전으로 246km를 갈 수 있는 39.2kWh 배터리가 장착됐다.
64kWh 모델은 주행 가능 거리를 늘려 충전소 부족이라는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자동차의 주요 기능 '이동의 편리성'을 상당부분 충족시켜 '위수지역'을 이탈했다.
니로 EV는 소형 하이브리드 SUV인 니로를 베이스로 만들었다. 전장x전폭x전고는 4375x1805x1560mm로 기존 니로보다 20mm 길어지고 15mm 높아졌다.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2700mm로 같다.
니로 EV는 형제차격인 현대 코나 EV(4180x1800x1570mm)보다 195mm 길고 5mm 넓으며 10mm 낮다. 휠베이스는 니로 EV가 100mm 길다.
전면부를 보면 전기차에는 필요가 없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막음 처리한 뒤 기하학적 무늬를 채택한 범퍼일체형 디자인이 미래지향 전기차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라디에이터 그릴 자리에는 콤보 방식 충전구가 숨어있다.
그릴과 수직선상으로 범퍼 아래에 있던 주간주행등과 안개등은 범퍼 양옆으로 이동했다. 범퍼 하단부 인테이크 그릴 테두리는 전기차를 상징하는 블루컬러로 처리했다. 또 안개등과 주간주행등 중간에도 블루컬러 가로 바를 적용했다. 후면부에서는 범퍼 양쪽 끝에 있는 리플렉터(반사경)에 블루컬러 가로 바를 넣은 게 기존 니로와 유일한 차별 포인트다.
실내에서는 기어 스틱의 변화가 눈에 띈다. 기어스틱이 있던 자리에는 전자식 변속장치인 다이얼식 SBW(Shift By Wire)가 장착됐다. 다이얼을 돌리면 D(주행), N(중립), R(후진)을 선택할 수 있다. 다이얼 중앙에는 P(주차) 버튼이 자리잡았다. 다이얼식 SBW는 화이트, 브론즈, 레드, 그레이, 에코 그린 6가지 무드 조명 기능도 채택했다. 또 기어스틱이 빠지면서 생긴 여유 공간에는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태블릿 PC는 충분히 넣을 수 있다.
기어스틱 부분을 제외하면 다른 부분에서는 차이점을 한 눈에 파악하기 어렵다. 자세히 살펴봐야 기존 4.2인치 TFT가 전기차 전용 7인치 TFT LCD로 교체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7인치 디스플레이도 8인치로 커졌다. 도어트림 가니쉬, 송풍구, 시트 테두리에는 EV 전용 블루컬러를 적용했다.
스티어링휠(핸들) 뒤에는 패들시프트가 달려있다. 변속할 때 쓰는 일반적인 패들시프트와 달리 회생제동 시스템이다. 제동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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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 기아차] |
시동 버튼을 누르면 계기판과 디스플레이가 소리 없이 켜진다. 다이얼식 SBW를 돌려 D(주행)를 선택한 뒤 가속페달을 밟으면 곧바로 순발력 있게 반응하며 치고 나간다. 전기로 모터를 돌려 구동력을 얻는 전기차의 특징이다. 전기 스위치를 누르면 곧바로 불이 켜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속력은 웬만한 스포츠세단 뺨친다. 밟으면 곧바로 반응하면서 속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저속 가속력도 스포츠세단보다 낫다. 차체 속도감과 바깥 풍경으로 파악하는 체감속도는 90km인데 속도계에 나타난 수치는 그 이상이다.
끼어들 때는 '훅'하고 들어간다. 끼어들기 위해 차체가 사전예고를 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다른 특징이다.
오른쪽 패들시프트를 작동하면 레벨이 올라갈수록 가속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속도가 빠르게 줄어들고 왼쪽 패들시프트를 움직이면 감속 속도가 늦춰진다. 회생제동 시스템 레벨 은 0~3로 구성됐다. 레벨 0에서는 감속 성능이 내연기관차와 비슷하고 레벨 3에서는 가속페달에서 발이 떨어지는 순간 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감속된다.
실내는 엔진 소리가 없어 조용하다. 너무 조용하다 보니 바람소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 가속페달을 세게 밟으면 냉장고 전기모터가 돌아갈 때 들리는 "윙"소리가 들린다. 포장상태가 좋은 도로에서는 실내가 너무 정숙해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이륙할 때 들리는 "윙"소리처럼 여겨진다.
내비게이션을 통해서는 충전소 상태 정보(충전중·충전가능·고장/충전기 타입)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유보(UVO)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출발시간, 목표 충전량, 저렴한 요금시간을 고려한 예약 충전이나 즉시 충전 설정을 할 수 있다.
니로 EV의 또다른 장점은 공간활용성이다. 동급 최대 수준의 크기와 실내공간을 갖춰 5인 가족 패밀리카로 사용할 수 있다. 적재용량은 451ℓ이고 6대4 분할 2열시트를 접으면 1405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경쟁 전기차는 물론 기존 니로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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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 기아차] |
가격(세제 혜택 후 기준)은 프레스티지가 4780만원, 노블레스가 4980만원이다.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혜택(서울 기준)까지 더하면 각각 3080만원, 3280만원이다. 코나 EV는 2950만~3150만원이다. 니로 HV 가격(선택 사양 제외)은 2346만~2749만원이다.
보증기간은 전기차 전용부품이 10년 16만km, 고전압 배터리가 평생이다. 전기차 전문 정비 서비스는 전국 99개 서비스 거점(직영 18개소, 오토Q 81개소)에서 제공한다.
'패밀리 전기차'로 진화한 니로 EV는 출발이 좋다. 사전계약 2일 만에 5000대가 계약됐다. 올해 판매목표
현대 그랜저와 함께 국내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주도하고 하이브리드 SUV 중 판매 1위(PHEV 포함, 올 1~8월 1만3347대)를 차지한 '하이브리드 제왕' 니로에 이어 니로 EV는 '전기차 제왕' 자리를 노리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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