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사실상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대부분 전시성에 그치고 있습니다.
전기요금 현실화나 과감한 산업구조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김형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14일 서울 명동 거리.
국제유가가 150달러에 육박했지만, 네온사인이 밝히는 밤거리는 불야성을 이룹니다.
간판이 뒤섞여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데도 서로 경쟁적으로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경기도 용인시가 설치한 한 야외 전광판.
오가는 사람들도 별로 없는 곳에 밝힌 전자식 전광판 하나면 어림잡아 선풍기 6만대를 틀 수 있습니다.
「에너지관리공단의 조사결과 네온사인 하나를 하루에 2시간 끄면 5kW, 전자식 전광판은 70kW의 전력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유가가 170달러를 넘으면 네온사인 등 야외 광고물에 대해 강제절약 조치를 취하겠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전호상 / 에너지관리공단 홍보실장
-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광고용 조명을 하루 2시간만 끄면 연간 580억 원 정도의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소비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특히 전체 에너지 소비의 57%를 차지하는 산업 분야의 구조 개편이 시급합니다.
▶ 인터뷰 : 이달석 /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
- "산업구조상 에너지 사용이 많은 석유나 철강, 시멘트 산업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우리 경제 전체에서 요구하는 에너지양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산업구조를 바꾸기 어려운 만큼 우선은 전기요금 현실화를 통해 에너지 과소비 업종의 조정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 50%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평가입니다.
아울러 불필요한 네온사인이나 조명사용을 막으려고 상업용 전기요금에도 누진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 스탠딩 : 김형오 / 기자
- "정부의 에너지 절약대책은 대부분 전시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과감한 에너지 산업구조 개편이나 전기요금 현실화와 같은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 뉴스 김형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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