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한 한국 업체들의 파이프라인과 사업전략에 대한 발표가 이목을 끌었다. 이전까지 제약·바이오 분야의 변방에 머물렀던 우리 기업들이 성과를 내면서 글로벌 업계의 구성원으로 진입한 덕이다.
11일(한국시간)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0일(현지시간)까지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행사 메인트랙 발표에 나서 직판 시스템 구축, 화학제제 사업 본격화 등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서 회장은 "지난해 유럽 허가를 신청한 램시마 피하주사(SC) 제형이 도약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며 "램시마 SC의 허가 후 유럽을 시작으로 글로벌 직판 시스템을 완성해 셀트리온그룹을 글로벌 바이오제약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과 화학제제 사업 본격화 계획도 발표됐다. 셀트리온은 이전까지 고가의 바이오의약품을 사용하지 못했던 중국인들이 합리적 가격의 바이오시밀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합작사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화학제제인 에이즈치료제 테믹시스를 허가받고 국제조달시장의 공급자로 선정됐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메인트랙 발표에 나서 회사 설립 7년만에 의약품위탁생산(CMO) 사업의 규모를 세계 최대로 키웠으며 지난 2017년부터는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O)·의약품위탁개발(CRO) 사업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41건의 CMO·CDO·CRO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며 "올해 말까지 CMO는 12건, CDO·CRO는 10건 이상의 추가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통 제약사들은 개별 기업설명회를 개최해 파이프라인과 사업계획을 소개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는 올해 집중할 R&D 과제로 ▲새로운 기전의 차세대 비만 치료 신약 후보물질 HM15136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 신약 후보물질 HM15211 ▲차세대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치료 신약 후보물질 HM43239 등을 꼽았다. 또 혁신 항암신약 후보물질 포지오티닙의 임상 개발 지역을 중국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본부장은 회사 외부에서 혁신적인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최근 미국 보스턴에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를 세우기도 했다. 손 본부장은 "미국 내 연구거점을 활용한 현지 임상개발과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을 통해 글로벌 신약 개발을 한층 가속화하겠다"고 강
한편 유한양행은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대규모 기술수출 낭보를 전하기도 했다. 간질환 치료제 분야의 글로벌 강자인 길리어드사이언스에 회사가 자체적으로 수행하던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개발 과제의 권리를 최대 7억8500만달러를 받고 넘기기로 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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