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달 16일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를 열고 올해 3월 개최하는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지 논의한다. 같은 날,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은 무엇인가'란 주제로 여야가 모두 참석하는 국회 토론회도 마련돼 대한항공을 향한 경영권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그레이스홀딩스(KCGI)는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에 대한 경영 참여 의사를 밝혔다. KCGI는 한진칼의 2대 주주로 지분 10.81%를 갖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란 대량 주식매수를 통해 특정 기업의 주요 주주 지위를 확보한 후 적극적인 경영 관여로 기업 가치 증대를 추구하는 펀드를 뜻한다. KCGI는 한진의 2대 주주이기도 해, 한진그룹 입장에서는 경영권 수호가 쉽지 않은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기업의 자율성이 줄고 경영간섭이 더욱 심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일부 행동주의 펀드는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 제고나 미래를 위한 투자보단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려 시세차익을 내는 데 집중하면서 단기 성과주의로 인해 기업활동이 위축된단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진그룹과 그 계열사, 총수일가를 대상으로 11개의 사법·사정기관이 수사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민연금 역시 공격성을 띌 경우 기업활동 축소로 소비자 피해까지 이어질 것이란 주장도 있다. 한진그룹 계열을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은 20여 차례에 이른다.
앞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국내 주식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에 적극 나설 경우 기업에겐 상당한 부담"이라면서 "국민연금은 수탁자 책임 원칙에 의거해 과도하게 경영활동에 개입하거나 시장을 교란시키지 않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주의 기본 목적은 이익실현인 만큼 기업의 경영활동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지만, 기업의 건실한 성장과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의 자율성도 보장돼야 한단 주장이다.
또,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과 함께, 과도한 경영개입을 막기 위한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단 지적 역시 나온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가 주주 활동 등 승무원(Steward)처럼 수탁자로서의 책임을 이행하는 것을 뜻한다.
업계 관계자는 "재계가 요구한 국민연금의 독립성 강화방안은 뒷전으로 미뤄둔 채 스튜어드십코드만 도입할 경우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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