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세계 선박 발주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국내 조선업계가 연초부터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를 예약하면서 올해 부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인 카타르의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 에너지부 장관은 전날 60여척의 LNG 운반선 발주 계획을 갖고 있으며 최근 유조선 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해 LNG운반선 발주 가능성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카타르가 대규모 LNG운반선 발주에 나서면 상당 부분을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 LNG운반선 건조에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끓는점이 -162도인 천연가스를 액체상태로 유지한 채 운반하려면 화물창이 극저온과 고압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건조해야 한다. 일부 자연기화되는 천연가스를 다시 액화하거나 선박의 추진연료로 활용하는 기술력도 필요하다.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해 발주된 143억달러 규모의 LNG운반선 중 131억달러어치를 수주해 점유율 91.3%를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 경쟁력을 자랑한다.
한국 조선업계가 자체 개발한 LNG 화물창 기술이 실제 적용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전까지는 유럽지역 엔지니어링업체가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화물창 기술을 사용하면서 척당 100억원 가량의 로열티를 냈다. 국내 조선업체들도 독자적 화물창 기술을 개발했지만, 적용사례가 없다는 약점 때문에 아직 활용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근 대우조선은 해상으로 LNG를 운송할 때 자연기화되는 양을 하루 0.049%까지 낮춘 화물창 솔리더스, 기존 연료탱크와 비교해 안전성이 높으면서 제작비용이 절반 가량인 맥티브 등을 독자 개발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앞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지난 2013년과 2011년 독자적으로 개발한 LNG 화물창 기술을 내놓은 바 있다.
LNG운반선 발주 시황도 긍정적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LNG운반선 발주량 전망치로 69척을 제시했다. 지난해 발주량 65척보다 4척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LNG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에너지 소비 정책에 나서고 있어 LNG 운송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NG운반선을 바탕으로 한 수주 회복으로 조선업체들의 일감도 반등하기 시작했다.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잔량은 지난 2017년 167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선박의 건조 난이도를 고려한 무게 단위)로 저점을 찍은 뒤 지난해 2070만CGT로 반등했다. 선가도 오름세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은 아시아와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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