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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평생 걸으면서 생활해야 하는 인간에게 관절염은 숙명일 가능성이 높다 쪽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인간은 언제부터 관절염을 앓았을까? 놀랍게도 평균 수명이 11~12살에 불과했던 최초의 화석인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게서 무릎관절염 흔적이 발견됐다. 1974년 미국의 고인류학자, 도날드 요한슨 박사가 이끄는 조사단이 에티오피아의 계곡에서 발견한 뼛조각에서다. 이 뼈는 약 318만 년 전에 존재했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의 것으로 확인됐다. 직립보행을 한 여성으로 보이는 이 고인류에게 '루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뼈 전체의 40%가량이 발견 됐는데 이는 형태가 가장 온전한 최초의 인류 화석이다.
현생 인류보다 훨씬 수명이 짧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왜 무릎관절염을 앓았을까?
미국 뉴스채널 폭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 오스틴 텍사스대와 존스홉킨스 의대 연구팀이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 분석한 결과, 루시는 다리보다 상체 골격이 상대적으로 더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반대로 현생인류는 비교적 상체보다 하체 골격이 더 발달됐다. 보통 나무타기에 능한 침팬지는 다리보다 상체의 뼈대가 발달했으며, 직립보행을 주로 하는 인간은 반대로 하체 골격이 발달한 양상을 띤다. 루시는 침팬지와 인간의 중간 정도로 직립보행과 나무 오르기를 결합한 생활양식을 가졌을 것이라 추정된다. 상체가 발달한 루시가 직립보행을 할 때 무릎에 엄청난 하중이 집중되면서 연골이 쉽게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조재현 원장은 "관절은 뼈와 뼈 사이가 부드럽게 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골, 관절낭, 활막, 인대, 힘줄, 근육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움직임에 따라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관절에 염증이 생기면 붓거나 열감이 동반되면서 통증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의학이 발달하고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2017년 기준 기대수명은 82.7세(통계청 생명표)다. 그러나 수명이 길어지는 만큼 우리 관절은 훨씬 더 오랫동안 많은 일을 하게 되는 셈이다. 관절염은 고령화시대 숙명적인 질환일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10월 발간한 '2016 건강보험 통계연보' 자료에 따르면 관절염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이 2011년 408만명에서 2015년 449만명으로 약 41만 명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1인당 연간 진료비도 약 36만원에서 약 40만원으로 4만 5000원 가량 상승했다.
연령별 관절염 진료 현황은 4년사이 증가율이 80세 이상(43.7%), 60대(17.2%)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뒤를 이어 20대(14.8%), 10대(1.5%)와 30대(1.0%)의 증가율을 보였다. 더불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2년~2016년 자료를 보면 무릎인공관절수술을 받은 70세이상 환자의 경우 5년 전보다 38%나 증가했다. 고령층 무릎 환자 수와 수술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관절염에는 대표적으로 면역 체계 이상으로 뼈 사이 활막에 염증이 생기고 관절을 파괴하는 '류마티스 관절염'과 신체의 노화현상이 가장 큰 원인인 '퇴행성관절염'이 있다. 현대인에게서 퇴행성관절염이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한 과체중과 비만이다. 이는 무릎에 하중을 집중시켜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한다. 그밖에도 다양한 사고나 재해로 인한 외상, 운동 중 손상으로 인한 관절염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좋지 못한 자세로 인한 무릎 주위의 뼈 질환이나 근육 약화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퇴행성관절염의 중증도는 방사선 검사상 1기에서 4기로 나뉜다. 단계가 진행될수록 관절 간격이 좁아지고 신생 뼈가 형성되며 뼈 모양의 변형이 심해진다. 퇴행성관절염의 치료 옵션은 점점 다양해지는 추세다. 중증도에 따라 유전자치료, 줄기세포 등 주사요법과 관절내시경술 등 비교적 간단한 치료법이 있으며, 퇴행성관절염 3~4기(말기)에 진행하는 무릎인공관절술이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조재현 원장은 "개인별로 통증을 느끼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는 차이가 크다. 대부분 임상적 증상과 방사선 검사결과 단계는 비례하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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