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을 박탈당했습니다.
총수 일가 갑질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조 회장은 주주 손에 물러나는 '1호 재벌'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습니다.
이병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 인터뷰 : 우기홍 /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사장
- "투표 총수의 35.9%가 반대를 했습니다. 이로써 정관상 의결 정족수인 3분의 2를 충족하지 못했기에 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대한항공 정관 상 사내이사로 선임되기 위해서는 주총 참석 주주로부터 66.66% 이상의 찬성표를 받아야 하는데, 2.6%가량의 지분 차이로 운명이 엇갈렸습니다.
이로써 조 회장은 지난 1999년 대한항공 최고경영자에 취임한 지 20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조 회장의 연임 실패는 어느 정도 예견됐습니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조 회장 본인도 횡령과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2대 주주 국민연금이 전날 반대 의결권 행사를 결정했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연임 반대' 권고도 기관과 소액주주 등의 투표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 인터뷰 : 류영재 / 의결권 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 대표
- "국민연금을 위시한 외부주주들에 의해서 이른바 재벌 지배주주의 등기이사 연임이 좌절된 첫 번째 사건이라고 보고요."
대한항공 측은 조 회장이 사내이사직을 상실한 것일 뿐 경영권을 박탈당한 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