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 "기술수출한 먼디파마에 150억원 질권 설정"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세포 변경이 논란이 된 가운데 지난해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다국적 제약사 먼디파마측이 계약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코오롱생명과학은 먼디파마로부터 지난 3월 수령한 계약금 150억원에 대해 먼디파마를 질권자로 하는 예금질권을 설정했다고 7일 공시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11월 인보사를 일본에 기술수출하기 위해 먼디파마와 총 6677억원(5억9160만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300억원 가운데 나머지 150억원은 분기별로 분할 수령하도록 돼있다.
코오롱생명과학측은 이날 "(질권 설정이) 인보사 판매중지 결정 이후 생길 수도 있는 계약금 반환 상황을 위한 담보제공 조치"라며 "질권설정 기간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판매재개를 승인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미국 1상, 2상 자료로 미국 3상 진행을 결정할 때까지"라고 설명했다. 이미 제공한 150억원의 계약금에 대해 인보사가 특정 조건을 이행하지 못했을 경우 돌려받기 위해 채권자 담보로서 질권을 설정했다는 것이다.
공시에 따르면 질권 실행 조건은 ▲FDA가 1상 및 2상 데이터에 의해 코오롱티슈진의 임상 3상 중단을 결정한 경우 ▲FDA가 임상 1상 및 2상 데이터에 의한 임상 3상 재개를 2020년 2월 28일까지 결정하지 않은 경우 ▲한국 식약처의 인보사에 대한 판매, 유통금지가 영구적이고 2020년 2월 28일 전까지 현재의 임상 데이터를 이용한 판매·유통금지 불복이 불가능한 경우 ▲기존에 양사가 체결한 라이선스 계약상 지급한 계약금과 관련해 코오롱생명과학이 신의칙에 위배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 ▲질권설정자가 회사자산의 주요 부분을 제3자에게 담보로 제공하거나 파산, 청산 지급불능 등 사유가 발생한 경우 ▲ 파산또는 지급불능의 가능성이 발생한 경우다. 이들 조건 중 1개만 충족돼도 질권이 실행된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먼디파마가 인보사 사태로 인해 달라진 계약 정황을 문제삼아 취소를 논의할 수 있었지만 질권 설정을 통해 계약을 존속시키려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또 "분기별 분할 수령 예정이었던 150억원에 대해서는 사태 추이를 보아가며 지급 시기를 추후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