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위기와 경기침체로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은 역시 서민들입니다.
특히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자영업자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입니다.
이성식 기자가 그들을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인쇄 골목으로 유명한 서울 충무로.
새해맞이 달력과 다이어리 제작에 한창 바쁠 때지만, 경기 침체로 인쇄기계를 놀릴 때가 많습니다.
▶ 인터뷰 : 손용균 / 인쇄업체 대표
- "사보부터, 캘린더 하다못해 서민들이 많이 보는 전단까지 주문이 최대 지난해의 절반까지 줄었습니다."
▶ 스탠딩 : 이성식 / 기자
- "금융 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용산 전자 상가. 어디에 가도 상인들의 볼멘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전자상가에서 컴퓨터 매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송윤호 씨는 심란합니다.
물건을 공급한 뒤 보통 1~2주면 한꺼번에 결제가 이뤄지지만, 최근엔 결제가 한 달 가까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소매점의 판매가 신통치 않기 때문인데 이렇게 묶인 돈만 수억 원입니다.
▶ 인터뷰 : 송윤호 / 컴퓨터 총판 과장
- "돈이 회수되는 기간이 길어지고 심지어는 마진율이 적어져서 때로는 최저가에 팔고, 그러다 보니 임대료에 대비해서 잘 맞지 않습니다."
컴퓨터 매장을 운영하는 윤태구 씨.
고환율로 부품 가격이 이미 20~30%나 오르면서 손님들의 발길도 뚝 끊겼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부품 단가표를 보며 계산기를 두드려보지만 손님들이 원하는 가격대를 맞추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 인터뷰 : 윤태구 / 컴퓨터 매장 팀장
- "평일은 예전보다 거의 손님이 없는 편이고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 2대 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기 침체로 PC방 폐업이 줄을 이으면서 폐업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때아닌 호황을 누리기도 합니다.
대다수가 수억 원씩 은행대출을 끼고 있다 보니 오르는 대출금리를 이기지 못하고 가게를 비우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고성기 / 컴퓨터 매장 운영
- "경기침체로 최근에는 창업 문의보다는 폐업 문의가 많습니다."
얼어붙은 경기 속에 올가을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이미 견디기 힘든 시련의 계절이 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성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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