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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스쿠터면 충분한 치킨배달을 할리데이비드슨으로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할리를 스쿠터로 교체하면 비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겠습니까?" 이호신 아이랩 대표의 지론이다. 이 대표는 1990년대 말 우리나라에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할 무렵부터 ERP 컨설팅에 일생을 바쳐 온 'ERP 대부'로 통한다.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란 기업 내 생산, 물류, 회계, 구매, 재고 등 경영 활동 프로세스들을 통합적으로 연계해 관리하고 기업내 정보를 조직간에 공유해서 빠른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정보통합시스템이다. 쉽게 말해 건물 곳곳에 달린 CCTV를 한 눈에 보면서 관리보안상황을 체크하는 통합관제시스템인 셈이다.
기업 사옥에 CCTV가 필수이듯이 ERP도 기업경영의 필수적 요소가 됐다. 이 대표가 제일 강조하는 문제는 무늬만 ERP인 ERP의 정상화, 기업 규모와 업종, 업무 특성에 적합한 'ERP 라이선스의 최적화' 그리고 유지보수비용의 절감이다. "ERP에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에 어울리는 할리 버전도 있고, 중소기업에 적합한 전동스쿠터 버전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오토바이는 할리밖에 없다는 오해 아닌 오해가 퍼져있습니다." 그는 그 이유를 두 가지로 꼽았다. 첫째 오라클이나 SAP같은 ERP 개발업체들이 다양한 버전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은 것, 둘째 소프트웨어에 관련된 우리 기업 문화상 하나의 ERP 아이디를 여러 조직이 몰래 공유하는 편법이 체질화돼 있다 보니 '도둑 제발 저린' 상태가 된 것이다. 이 대표는 "특히 두 번째 이유가 중요합니다. 연매출 1500억~5000억원 정도 중견기업들의 경우 해마다 ERP 유지보수에만 최소 10억 안팎이 지출됩니다. 오라클이나 SAP가 아닌 써드파티 전문업체들을 이용하면 유지보수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데 편법 사용이 드러날까 봐 불필요한 비용지출을 그냥 감수하고 있지요." 오라클 DB를 써오던 현대자동차가 지난 5월 오라클이 아닌 유지보수 전문업체 리미니스트리트와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한 것이 화제가 됐다. 현대차는 이로써 해마다 십억 이사의 비용을절감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대차의 경우 사내 ERP 전문가들이 외부 컨설팅업체와도 협력하면서 ERP 라이선스 최적화를 도모한 결과"라며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이 철저시 준수되는 일본의 경우 많은 중소, 중견기업들도 ERP 라이선스서 최적화로 대부분 '반값 유지보수업체'들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초 '회장님만 모르는 ERP의 비밀'이라는 책을 출간해 컨설팅업계의 화제를 모은 이 대표는 "비싼 돈
[이창훈 매경비즈 4차산업혁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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