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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 박테리아가 수은을 메탈 수은으로 변환하는 과정. 석탄 화력 발전소 등 인간에 의해 대기로 방출된 수은이 비로 인해 심해로 내려앉으면 혐기성 박테리아가 독성이 강한 수은 형태의 메틸 수은을 만들어내고, 이 메틸 수은이 해양 안개로 인해 내륙으로 운반돼 지상으로 흘러간다. 이로 인해 해안가에 사는 동물... |
환경 오염 물질 분야 석학인 환경독성학자 피터 와이스 펜시아스 박사 연구팀은 최근 네이쳐에 공개한 논문에서 "해양 안개가 운반하는 수은이 산타 크루즈 산맥 일대와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서식하는 지상 포유류의 먹이사슬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와 관련한 매커니즘이 향후 인간과 여타 생물종에게도 위협적일 수 있기 때문에 대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메틸 수은은 주로 인간의 산업 활동에서 비롯하고 있다. 석탄 화력 발전소를 비롯한 각종 공장 등에서 방출된 수은이 대기에 머물고 있다가 비가 내리면 바다로 가라앉는다. 이것이 심해의 혐기성 박테리아에게 가 닿으면 독성이 강한 메틸 수은으로 전환된다. 혐기성 박테리아는 메탄균처럼 산소가 없는 곳에서도 살 수 있는 균이다. 이것이 다시 대기로 방출되면서 해양 안개를 타고 해안가로 운반된다. 이를 통해 독성 수은이 해안 지역 구석구석으로 뿌려짐으로써 동물 생태계를 위협하게 되는 것이다. 메틸 수은에 노출되면 기억 상실과 운동 신경 감소 등 신경학적인 손상과 더불어 생존력 자체가 감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펜시아스 박사는 "해양 안개가 운반한 메틸 수은이 비 등을 통해 초목을 적시고, 일대 생물들에게로 서서히 수은 축적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바다와 인접한 산타 크루즈 산맥 일대와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 지역 등에 사는 94마리 퓨마와 내륙 지역에 서식하는 18마리 퓨마의 털과 수염 샘플을 일일이 채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퓨마 뿐만 아니라 퓨마의 먹이 대상인 사슴과 사슴의 먹이 대상인 이끼에게서 검출된 수은 농도까지도 함께 측정했다. 식물에서 포유류까지 이어지는 먹이 사슬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기 위한 차원이다. 퓨마 샘플링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8년 동안, 사슴 샘플링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년에 걸쳐 진행했다. 펜시아스 박사는 "이끼에는 뿌리가 없기 때문에 이끼에서 검출된 메틸 수은은 대기에서 비롯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먹이 사슬이 위로 올라갈 수록 수은이 점점 더 집중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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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도별 퓨마의 수은 중독 수준(내륙/해안, 단위 = ng g -1) [자료 = Peter Weiss-Penzias] |
연구팀은 인간이 대기로 보내는 수은량이 많아질 수록 동물 생태계는 더 위협받게 된다고 경고했다. 산타 크루즈 산맥 일대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해양 안개가 운반한 메틸 수은이 퍼져갈 경우 생물종의 다양성이 훼손된다는 것이다. 특히나 화학 공장이 많은 중국에서 방출된 수은이 세계 구석구석으로 퍼지면 적잖은 위협이 될 수 있다. 펜시아스 박사는 "수은은 전 세계적인 오염물질"이라며 "중국에서 방출되는 수은이 미국에서 방출되는 것 이상으로 태평양 건너 미국으로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중국이 배출한 수은은 인접국인 우리나라 서남해 로 유입돼 해저 퇴적층에 빠르게 쌓이고 있는 중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 따르면 중국발 수은이 바닷물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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