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유엔 안보리가 제재조치를 내놓자 이에 맞서 북한이 폐연료봉 재처리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2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가뜩이나 경색된 남북관계가 더욱 악화될 전망입니다.
정규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북한이 그동안 폐쇄했던 영변 핵시설에서 폐연료봉 재처리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북한이 재처리작업에 들어간 것은 지난 14일 발표한 외무성 성명에 따른 것.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 채택으로 6자회담 합의가 무력화됐다면서 핵시설들을 원상복구해 정상가동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 인터뷰 : 조선중앙방송 / 4월 14일
- "6자 회담 합의에 따라 무력화되었던 핵시설들을 원상복구하여 정상가동하는 조치가 취해질 것이며, 그 일환으로 시험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폐연료봉들이 깨끗이 재처리될 것이다."
북한이 핵시설 복구 이유로 겉으론 6자회담 무력화를 거론하고 있지만, 실제론 북한 기업 제제에 대한 반발이라는 분석입니다.
제재안에 포함된 북한의 3개 기업은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북한의 자금줄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우선 그동안 보관해온 폐연료봉을 재처리함으로써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변 핵시설은 지난해 불능화 작업이 이뤄졌던 만큼 재가동을 통한 핵실험 재개까지는 수개월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북한은 적정량의 플루토늄이 확보되면 핵시설 재가동과 제2차 핵실험 등 핵 능력을 과시해 주변국을 압박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핵시설 재가동 조치로 맞서면서 북핵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갈등도 다시 고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개성공단 출입 차단과 직원 억류 사건에 뒤이어 잇따른 악재가 터지면서 개성공단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북한의 폐연료봉 재처리는 비핵화 공약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어 남북관계는 악화일로에 놓일 것으로 우려됩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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