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3일) 첫 존엄사 집행된 77세 김모 할머니가 인공호흡기 없이도 안정적인 호흡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병원 측이 앞으로 보름에서 한 달간이 생사의 고비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가운데 존엄사 기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상범 기자입니다.
【 기자 】
김 할머니는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도 계속 안정적인 호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의료진에 따르면 혈압이나 분당 호흡수, 심장박동수가 거의 정상인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면역력 저하로 의식불명의 환자에 주로 나타나는 폐렴이나 욕창 등의 합병증도 없습니다.
안정적인 호흡을 계속하고 있지만, 폐렴이나 심근경색, 심장 발작 등 위험요소는 여전한 상태입니다.
현재 김 할머니의 생명 유지에는 기도 분비물이 최대 관건입니다.
▶ 인터뷰 : 박창일 / 연세의료원장
- "기도 분비물이 언제 기도를 막아 폐렴이 올지 모르는 위험한 상태입니다."
▶ 스탠딩 : 이상범 / 기자
- "병원 측은김 할머니 건강상태가 짧게는 보름, 길게는 한 달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나아가 김 할머니가 인공호흡이 필요한 2단계에서 존엄사 대상이 아닌 3단계로 바뀔 가능성도 열어놨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 할머니 가족 측은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을 때보다 더 상태가 좋아졌다며 병원 의료진이 인공호흡기를 달게 한 것은 과잉진료라고 주장했습니다.
병원 측은 인공호흡기 부착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습니다.
▶ 인터뷰 : 박무석 / 김 할머니 주치의
- "호흡기에서 제공되는 산소량을 줄여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한계가 넘어가면 경보음이 울리며 문제가 있다는 것을 기계가 알려왔기 때문에 더 낮추거나 뗄 수는 없었습니다."
김 할머니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사망 임박 단계로 연명치료를 중단하라는 지난달 21일 대법원의 판결이 옳았느냐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존엄사에 대한 확정 가이드라인이 나오기까지 그 대상과 기준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상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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