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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김태한(32). 한류 드라마의 원조 격인 ’겨울연가’를 뮤지컬로 옮긴 드라마컬 ’겨울연가’에서 ’욘사마’ 배용준이 맡았던 남주인공 준상 역을 열연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 대히트를 친 작품이다 보니 부담도 있지만 희열도, 포부도 크다.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김태한은 뮤지컬 ’겨울연가’에 대해 "’기억’이라는 주제는 그대로 가져가고 있다"며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도 계시다"고 말했다.
"16부작을 80분으로 줄이다 보니 아쉬운 점도 있지만 일본 관객분들이 굉장히 좋아해주세요." ’겨울연가’가 원조 한류 드라마임을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다. ’욘사마’ 후광 탓에 공연이 올려지기 전, 역할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던 김태한. 공연 한 달여 지난 지금은 어떨까.
"워낙 작품이 좋기도 하지만 제가 연기하는 준상(민형)은 좀 더 밀도가 있다 할까요. 그래도 배용준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캐시미어 코트에 머플러는 빼놓지 않고 착용하고 있습니다." 다소 손발이 오글거리는 장면도 있지만, ’겨울연가’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이 감상 포인트란다.
공연 연습기간 중 드라마 ’겨울연가’ 전편을 돌려봤다는 그는 "괜히 ’겨울연가’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이번 뮤지컬을 통해 공연 문화에도 한류 열풍이 불면 좋겠다"는 바램을 드러냈다. "공연장에선 배용준 아닌 저를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며 슬쩍 미소를 짓기도. ’겨울연가’ 10주년을 앞둔 남다른 파이팅이 엿보였다.
’지우히메’를 탄생시킨 상대 역 유진 역할은 최수진이 맡았다. 뮤지컬 배우로 데뷔하기에 앞서 소녀시대 수영의 친언니라는 타이틀로 더 화제를 모았던 이지만, 가장 가까이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태한은 "똑똑하고 영민한 친구"라며 명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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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발명가, 과학자를 꿈꿨던 김태한은 지금은 없어진 모 극단 3기로 출발, 배우 인생을 시작했다. 누나(탤런트 김지영) 덕분에 접하게 된 연극 관련 서적들은 자연스럽게 그를 무대로 이끌었다.
"이강백 선생님의 희곡집을 봤는데, 뭐랄까요. 먹물, 혹은 물감 냄새가 난달까요. 굉장히 재미있는 작업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연기의 세계로 들어온 그는 막내 스태프로서 극단의 모든 일을 보고 배웠고, 이후 한국예술종합대학에서 본격적으로 연기 수업을 받았다.
본격적인 작품 활동은 2006년 ’미스터마우스’로 시작. ’싱글즈’ ’달콤한 안녕’ ’카페인’ 등 대중적인 작품을 통해 무대에 서 왔고, 이제 ’겨울연가’를 통해 배우로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생’ 그 자체인 무대는, 늘 긴장되는 공간이면서도 가장 편한 곳이기도 하다. "무대 위에선 특별히 긴장되지 않아요. 무대 들어가기 전, 소대가 긴장되죠. 여기(무대)선 내가 제일 잘 한다고 믿고 집중해서 하다 보면 긴장할 틈도 없죠."
가끔 무대 위에서 가사 실수를 범하기도 하지만, 이를 극복하는 순발력과 노하우도 수준급인, 데뷔 7년차 배우의 솔직한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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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배우가 되고 싶은 욕심은 없을까? "준비가 돼 있으면 어느 순간 기회가 오는 거 같아요.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요? 예전엔 좀 조급했는데, 지금은 조급하다기 보다는 조금 더 내실을 쌓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덕분에 지금 그는 "거꾸로 가고 있다".
"기본에 충실히 하려 하고 있어요. 부족한 부분에 대한 기본을 보완하려, 레슨도 받고 다니고. 공연도 많이 보고, 전시회도 다니고. 다양한 분야에 대해 접해야겠단 마음에 교보문고에 가서 경제학 서적도 보고요 하하." 너스레를 떨면서도 그는 "뭔가 스스로 반성해야 하지 않나 하는 시기인 거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뮤지컬 상 욕심이 있느냐 넌지시 묻자 손사레를 친다. "상은 아직이요. 좀 더 있다가, 스타성도 더 키워서 대극장 공연도 하면, 그 땐 욕심 내고 싶습니다."
올 겨울을 ’겨울연가’와 함께 따뜻하게 날 계획인 김태한에게 남은 한 해, 그리고 조금은 이른 듯 내년 포부를 물었다. 돌아온 답변 역시 솔직하고 당찼다. "’겨울연가’가 뮤지컬 공연으로서의 한류 콘텐츠화되고, 그 중심이 되고 싶어요. 그렇게 된다면 내년에 본 게임이 이뤄지겠죠?" 벌써부터 김태한의 2012년이 기대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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