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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소연(32). 예의범절이 장난 아니다. 모든 여배우를 만나 본 건 아니니 유일하다고 할 순 없지만, 지금까지 이런 여배우는 없었다. 어디를 가든 칭찬 일색이고, 싫어하는 소리를 하는 이를 찾아볼 수 없다. 정말 궁금했다. 부모님의 영향일까.
“부모님이 엄격하기도 하셨지만, 어렸을 때부터 제가 인사 잘하기로 소문이 났대요. 5살 때인가? 동네에서 아는 분들 10번 만나면 10번 다 인사했대요. 너무 인사하고 다니니 절 피해서 다른 길로 돌아다닌 분도 계시다고 하시더라고요. 습관이 그런 것 같아요.”(웃음)
김소연은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을 때는 욱하고 까칠한 모습도 있다. 뭔가가 어질러져 있거나 하면 안에 있는 다른 성격이 나올 때도 있다”고 덧붙이며 또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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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을 독살하라는 음모에 휩싸이며 사랑과 고뇌에 가득 찬 캐릭터다. 특히 아버지를 죽게 만든 고종을 향해 증오하는 마음에서 연민과 존경으로 변하는 감정 연기는 탁월하다. 과하지 않는 절제의 미를 제대로 살렸다.
김소연은 ‘가비’를 통해 배운 게 많았다고 회상했다. “다양한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계기였어요. 장윤현 감독님 같이 연기적인 면에서 저를 신경써주는 분을 만난 것도 좋아요. 이번 영화는 제 인생에 좋은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아요.”(웃음)
촬영이 쉽진 않았다. 그는 “감정 연기를 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며 “눈빛으로 얘기해야 했다. 절제라는 단어가 생각나게 해야 하는데, ‘빼기 연기가 이렇게 힘들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부담이 컸다고도 털어놓는다. 개봉을 앞두고 있으니 부담감이 더 커진 듯하다. “촬영 전에는 연습할 때도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지라는 기분 좋은 부담감이었는데, 지금은 또 개봉이 코앞이니 현실적으로 긴장하게 되네요. 하지만 단언컨대 우리 영화를 보고 시간이 지나면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완벽하게 만족을 하진 못하지만 자신의 연기를 보고 냉정했던 가족들이 인정을 해줘 기쁜 마음이다. “막대기 같다”며 어색함을 직접적으로 지적하던 가족들은 ‘가비’ 속 그의 연기를 호평했다. 그가 ‘가비’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KBS 2TV ‘개그콘서트’에 출연한 일화만 들어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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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예능 프로그램을 몇 개 안 했지만 좋은 점이 많더라고요. 여성 팬이 없었는데 여성 팬도 생겼고, 근래 처음으로 귀엽다는 말도 들었어요. 제게는 친근감 가는 연예인이라는 단어는 없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예능으로 갭을 좀 줄인 것 같아서 좋아요.”(웃음)
예전에는 여배우의 트레이드마크인 ‘신비주의’를 생각한 적도 있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연기에 방해를 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프로그램에 나가보니 방송 후에 먼저 말을 걸어주는 분도 있고, 고마운 일들도 많이 생기더란다. 물론 안 좋은 의견을 내는 이들도 있다. 김소연은 예전에는 그 안 좋은 소수의 의견에 좌지우지 됐었다고 했다. 용기를 내볼까 하다가도 사람들의 말에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소수의 의견도 있지만 저를 좋아하시는 다른 많은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생각을 바꿨죠. 지난 세월이 정말 바보 같았던 것 같아요. 스스로 강박증에 갇혀 있었기도 했고요. ‘개그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안무 짜느라 밤을 꼴딱 샜는데 내 스스로에게도 선물이 된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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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은 ‘가비’에서 여러 벌의 의상을 입고 각기 다른 매력도 자랑해 눈길을 끈다. 그는 공사관에서 처음 촬영할 때 입은 옷을 달라고 부탁해 집으로 가져갔다고 털어놓았다. 이유는 “이 영화가 연기 인생에서 가장 기억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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