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서 12년째 축구해설을 맡아온 서형욱 축구 해설위원이 지난달 말 MBC로부터 재계약 보류 통보를 받았다.
4일 MBC 노조에 따르면 서형욱 위원과 MBC의 전속계약이 3월 만료 예정이라 재계약 작업이 진행 중이었는데, 파업 중인 MBC 노조 집회에서 서 위원이 강연을 한 이후 재계약이 보류됐다.
서 위원은 지난달 23일 MBC 노조가 주최한 사내집회에서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축구팀 첼시의 예를 들며 "러시아에서 부를 축적한 구단주가 큰 돈을 주고 좋은 선수를 대거 영입했지만 제대로 된 리더십이 없으니 결국 명문구단이 못 되더라"며 "기껏해야 몇 백명인 축구팀에서도 리더가 중요하다"는 내용의 강연을 했다.
서 위원은 노조 집회 강연 다음 날 스포츠 제작국으로부터 집회에서 강연한다는 것을 왜 미리 얘기하지 않았냐는 전화를 받은 뒤 당분간 재계약이 어려울 것 같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 제작국의 한 조합원은 "MBC 축구의 대표 얼굴로서 10년 넘게 가족처럼 지내온 서형욱 해설위원을 노조 집회에서 강연했다는 이유만으로 하루 아침에 계약해지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며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사측을 비판했다.
노조는 "사측이 올림픽같은 대형행사를 앞둔 시점에서 명확한 이유도 밝히지 않은채 서 위원과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은 조합에 대한 지지발언 때문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식으로 귀중한 인적 자산을 스스로 내치는 사측의 해사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서 위원은 국내 최초로 선수 출신이 아닌 축구 해설위원으로 MBC에서 활동하며 축구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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