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우 배소은(23)은 개의치 않아 했다. 지난 4일 열린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전 레드카펫 행사에서 파격적인 드레스를 입어 ‘과도한 노출’이라는 일부 누리꾼들의 지적을 받았으나 담담한 모습이었다.
“그렇게 화제가 될지 몰랐다”는 그는 “배우로 오는 첫 영화축제니 예쁘게 보이고 싶었다. 예쁘다고 생각해서 그런 드레스를 선택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절대 드레스를 준비하면서 노출로 화제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를 졸업한 그는 영화 데뷔작 ‘닥터’의 주연배우로 올해 부산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을 받았다. 국내 최대 영화제에 처음 참석하는 그는 디자이너와 함께 1달 동안 이 드레스 제작을 위해 매일매일 준비를 하는 등 공을 들였다.
배소은은 “지금 생각해보면 다른 배우들보다 노출을 한 것 같긴 하다”며 “그냥 예쁘게 보이고 싶다는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직접 사진을 검색해보니 내가 많이 벗긴 했더라”고 부끄러워했다.
“솔직히 옷이 만들어진 뒤 입고서 친구들에게 보여줬는데 ‘너 묻히겠는걸?’, ‘사진도 안 찍힐 것 같아’라고 하더라고요. 걱정하긴 했지만 ‘그래?’라고 하고 ‘사진 안 찍혀도 되니 셀카나 많이 찍어야지!’라는 생각에 혼자 사진을 많이 찍어뒀어요. 그런데 화제가 됐네요. 친구들은 놀라더라고요.”(웃음)
부모님의 반응이 궁금해서 물으니 예상외의 답변이 나온다. 배소은은 “레드카펫 행사 끝나고 주위에서 ‘너 검색어 1위야!’라고 하더라. 엄마와 통화를 했는데 ‘무조건 1등은 좋은 거야’라고 하시더라”며 “내가 ‘그런데 엄마가 욕먹을 수도 있어’라고 했는데 ‘그건 엄마가 알아서 하는 거고 네가 상관할 게 아냐’라고 하시더라. 솔직히 상처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말씀을 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 |
‘닥터’는 겉보기엔 잘 나가는 성형외과 전문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중증 사이코패스인 남성(김창완)이 어린 아내(배소은)에게 집착하며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여자를 둘러싼 엽기적 살인행각의 스토리가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세이 예스’(2001), ‘실종’(2008) 등을 연출한 김 감독의 신작이다.
배소은은 “영화를 처음 한 것이라 부족한 부분이 많을 것이지만 내가 할 역할은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관객이 어떤 평가를 내리든 온전히 내 몫인 것 같다. 아직 처음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용기도 있고 자신도 있다”고 강조했다. 함께 출연한 선배 김창완을 향한 믿음이 큰 이유도 있다. 그는 “김창완 선배는 첫 영화 파트너로 최고였던 것 같다”고 좋아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고 싶다”는 배소은. “인터넷에 화제가 된 드레스 논란에 상처를 안 받는다고 한 것도 물 흐르듯 흘러갈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자연을 닮은 예술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는데, 연기 역할에서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배우가 된다면 너무 행복할 것”이라고 웃었다.
“연기는 재밌어서 죽도록 하고 싶은 일이에요.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죠. 가진 게 많지 않으니 죽어라 노력하고 있답니다.”(웃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해운대(부산)=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태풍엔터테인먼트(위), 팽현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