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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 연기한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연기자가 꿈이었는데 그 일을 즐기면서 하고 싶었을 뿐이죠. 물론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제게 큰 영향을 주진 않아요. 내 연기를 알아봐 주지 않거나, 날 찾는 곳이 많지 않다고 서운함을 느낀 적도 없었죠.”(웃음)
같은 그룹 출신의 성유리가 주가를 올리며 매번 주연을 꿰차고 당당히 앞으로 나아갈 때, 몇 차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이진은 아무렇지 않아 했다.
이진은 “많은 분들이 물어보시는데 솔직히 (성)유리를 시기하거나 질투를 하진 않았다”며 “유리처럼 주인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 다만 자연스럽게 오래 연기를 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언젠가는 되겠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겠지’라는 생각만 했다”며 “어렸을 때 너무 많은 스케줄이 있었던 활동을 해서인지 일이 없던 때가 오히려 여유롭게 내 시간을 갖고 편하게 재충전할 수 있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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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대풍수’ 대본을 봤을 때는 너무 부담스러웠어요. 말도 타야 했고, 또 수중신이 있는데 제가 수영을 못 하거든요. 그런데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라 하고는 싶었죠. 200억원이나 들었다고 해서 걱정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부담을 안고 가고 싶었어요. ‘언제 또 이런 캐릭터를 만나보겠어?’라는 생각이었죠. PD님도 편하게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주셔서 자연스럽게 의지하고 믿고 따라갔어요.”
솔직히 이진의 연기력은 검증받지 못했다. 드라마 ‘영광의 재인’에서 눈길을 끌긴 했지만 ‘대풍수’에서 중요한 영지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칭찬에 인색한 아버지도 그에게 “너무 잘 봤다”고 했단다. 시청자도 “이진의 재발견”이라며 호평 일색이다.
이진은 “연기자로 인정받는 느낌을 줬다”며 이용석 PD에게 특히 고마워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호평의 공을 돌렸다. “제가 생각했던 감정이나 대사 부분을 더 신경 써주시더라고요. ‘이 정도면 되겠다’했는데 여러 테이크를 가도록 이끌어주셨죠. 격한 감정 신도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PD님이 그러는데 ‘영광의 재인’ 때 잘 봐주셨던 것 같더라고요. 어떤 점이 마음에 드는지는 못 물어봤어요. 그냥 함께 하게 돼 감사할 따름이죠.”(웃음)
물론 이 PD의 도움도 컸지만, 상대역으로 나왔던 조민기, 오현경, 지진희 등 선배들과의 연기를 통해서도 안정감을 찾았다. 마음과 몸을 맡긴 인물로 나온 최재웅도 고마웠다. “너무 연기 잘하는 이들과 함께 해 너무 좋았다”고 배시시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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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은 “‘핑클’ 시절은 좋은 추억인 것 같다.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도 핑클을 했었기 때문인 것 같다”며 “핑클을 해서 그나마 연기자의 길이 빨리 열린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고 웃었다. 이어 “가요 프로그램에 섰을 때가 정말 오래 전인 것 같다. 이제는 귀엽고 예쁜 척하는 걸 못하겠다”며 “오히려 망가지는 역할이 조금 더 편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솔직히 제 안에 망가지는 걸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요. 잘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 역할도 하고 싶은데 안 들어오네요.(웃음) 예전부터 연기를 하고 싶어서인지 연기를 향한 애착이 커요. 그리고 하면 할수록 재밌는 것 같아요. 다양한 삶을 살아볼 수 있는 거잖아요. 오래 연기하고 싶은 욕심도 크고요.”
이진은 시종 연기를 하며 고민과 걱정이 없었다고 했지만 솔직히 “이번 드라마의 역할이 내가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인데 잘 소화하면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했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서 연기자로 자리매김해보자는 생각은 해봤다”고 털어놓았다. 또 “출연 분량이 끝나기 전까지 시청률 두 자릿수를 넘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는데 지난 1일 방송에서 10.1%를 기록해 너무 좋았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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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