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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은 특히 진구의 연기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강렬하지만 또 한 명의 배우가 눈길을 끈다. 바로 배우 이미도. 이미도는 극중 진배를 연기한 진구의 엄마로 나온다. 5·18 역사의 산 증인 중 한 명이다.
이미도는 젊은 시절 모습과 40대·50대 모습 등 갓 서른 살을 넘긴 배우에게 쉽지 않을 법한 나이든 여성 캐릭터까지 제대로 연기했다. 표현하기 애매한 나이대를 특수 분장을 통해 적절히 소화했다.
주름이 는 얼굴로 세월을 버틴 연기를 한 것은 물론이고,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학살 피해자의 모습을 소름 돋게 연기했다. 젊은 시절 계엄군에 의해 남편을 잃고, 군인만 보면 몸을 떨며 눈이 뒤집히는 피해자. 군인과 대통령을 쳐다보기도 싫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분노를 참을 수 없는 인물을 섬세하게 잘 표현했다. 남편을 죽인 전임 대통령의 뉴스에 심장발작을 일으킬 것 같은 긴장감이 그대로 전해지기에 충분하다.
이미도의 연기력과 존재감은 전작들에서도 이미 검증됐다. 앞서 영화 ‘점쟁이들’에서 귀신들린 역할과 ‘나는 왕이로소이다’에서 코믹한 중전 역할 등 10여편이 넘는 영화에서 존재감을 오롯이 드러낸 바 있다.
‘26년’은 5·18 이후 조직폭력배(진구), 국가대표 사격선수(한혜진), 현직 경찰(임슬옹), 대기업 총수(이경영), 사설 경호업체 실장(배수빈)이 사건 발생 26년 후에 학살 주범을 단죄한다는 내용이다. 29일 개봉.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