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지난해 KBS ‘밴드 서바이벌 톱밴드2’에 우승을 차지한 피아(PIA)가 있다. 피아는 보컬 요한, 베이스 기범, 기타 헐랭 세 사람이 주축이 돼 1998년 부산에서 결성됐다. 부산지역 클럽을 무대로 활동하던 피아는 실력과 인기가 서울에까지 입소문이 퍼질 정도였다.
지난달 28일 제10회 한국대중음악시상식에서 최우수 록 앨범상과 노래상을 수상하며 2관왕의 주인공이 된 정차식 역시 부산출신이다. 정차식은 1993년 부산에서 레이니썬을 결성해 데뷔했다. 초창기 레이니썬은 정차식의 흐느끼는 듯한 독특한 창법과 독특한 음악적 색깔로 큰 인기를 끌었다.
모던록 밴드 에브리싱글데이 멤버로 문성남 역시 부산 출신이다. 문성남은 밴드 활동뿐 아니라 드라마 ‘파스타’ ‘골든타임’과 ‘청담동 앨리스’ 등의 작품에서 음악감독을 맡아 자신만의 세련된 감각을 발휘하고 있다.
스키조의 보컬 허재훈 역시 부산 출신이다. 허재훈은 2002년에 진주출신 기타리스트 주성민과 함께 스키조를 결성했다. 스키조는 최근 주성민 등 초창기 멤버들이 팀을 떠나면서 재정비 중이다.
씨엔블루 역시 멤버 정용화와 이종현도 부산 출신이다. 두 사람은 방송을 통해 “씨엔블루를 준비하며 사투리를 교정하는 데 노력을 많이 했다”는 얘기를 종종 했다. 실제로 방송에서는 발음이나 억양에서 티가 나지 않지만, 평소 사석에서는 자연스럽게 부산 사투리를 쓴다.
부산은 전통적으로 록 음악이 강세를 보인 지역이다. 2000년 처음 시작된 부산 국제록페스티벌은 올해 14회를 준비하는 국내 최장수 록페스티벌이고, 이뿐 아니라 부산선셋라이브, 부산인디페스티벌 등 다양한 음악 축제가 부산에서 펼쳐진다. 그만큼 록 음악에 대한 저변이 넓다.
또 일본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상 일본 뮤지션들과 교류도 활발한 편이다. 실제로 일본 후쿠오카시와 연계해 두 도시의 밴드들이 정기적으로 라이브 공연을 교류하고 있는 중이다.
스키조 전 멤버 였던 주성민은 “부산 출신 밴드들이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밴드 생활을 하며 자연스럽게 친분이 두터워진 경우가 많다”며 “이들은 동향 선후배 간에 끈끈한 정으로 모여 적극적으로 음악 활동을 돕고 의미 있는 일들도 많이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씨엔블루를 제외하고 앞서 언급된 밴드들은 ‘갈매기공화국’이라는 친목 단체를 만들어 비정기적으로 기획 공연을 열고 이 수익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