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교수는 25일 연세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학생들의 뻔뻔스런 수강 태도에 분노한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글을 통해 매 학기마다 교재나 서적을 안사고 버티는 학생들에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유를 주면 자율이 생긴다고 믿어왔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지난학기 수강생이 600명이었는데 그 중 교재를 구입한 학생이 50명에 불과했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어 “그래서 이번 학기 때 교육적 소신으로 책을 반드시 구입하라고 유도한 것”이라고 구매 강요 논란을 해명했다. 또한 “그것을 불평하는 몇몇 학생들의 태도는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다. 교재 사라고 한 걸 반칙이라고 항의하는 학생들에게 분노가 치민다. 전쟁터에 총 안 들고 나가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논란을 처음 가열시킨 언론사에 대해서는 매체 이름까지 거론하며 “이따위 기사를 특종이라고 보도한 ‘남의 약점 억지로 물고 늘어지기’ 식의 얄팍한 상업주의에도 분노한다”고 전했다.
그는 “수업 시간에 책 검사를 해서라도 가짜 영수증을 낸 학생들을 적발하겠다”며 “내 과목 수강에 불만이 있는 학생들은 당장 수강 철회를 하라. 교수의 교육적 소신을 책 장사라고 매도한 학생들은 필히 반성하라”고 말했다. 기존의 지침을 고수한다는 의사를 밝힌 셈이다.
연세대 측에서 전한 소식에 따르면 마 교수는 올해 1학기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양수업 ‘문학과 성’ ‘연극의 이해’ 과목의 강의계획서에 자신의 저서 ‘별 것도 아닌 인생이’ ‘문학과 성’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를 구입한 영수증을 리포트에 붙여 제출하라고 명시했다.
이에 해당 강의를 듣는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됐다. 학교 내부 게시판인 ‘세연넷’ 에는 ‘카드로 책을 구입해 영수증을 제출한 후 가서 환불하자’는 대처요령까
이에 마 교수는 “수 십년 강의를 하면서 영수증 첨부를 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커피는 한 잔에 5000원씩 주고 마시면서 수업에 필요한 책을 구입하는 것은 너무나 아까워하는 게 요즘 학생들의 심리”라며 한탄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경진 인턴기자/사진 강영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