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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표 “처음엔 참 이상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무섭기 보다는 오히려 희한 하고 애매모호했다”고 운을 뗐다. “개병맛 코믹호러판타지? 작품 성향을 이해하는데 감독님의 도움이 컸다. 크게 감정 연기를 요하는 게 아닌 코믹 연기가 주를 이뤄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SNL코리아’를 통해 존재감을 알린 그는 2000년 ‘정글피쉬2’로 데뷔해 ‘프로포즈 대작전’, ‘스탠바이’, ‘이웃집 꽃미남’ 등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6월 5일 개봉을 앞둔 옴니버스 공포영화 ‘무서운 이야기2-탈출’ 편에서 첫 주연을 맡았다.
쏟아지는 호평이 오히려 어색하다는 그는 “얼떨떨하고 기분도 많이 좋은데 한편으로 겁이 난다”며 “이런 칭찬을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다.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 들었다가 이제는 막연한 두려움과 책임감이 생겼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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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함 속 귀여움을 표현하는데 주력했어요. 유독 찌질, 멍청한 연기를 많이 해 와서 습관이 남아있던 것 같아요. 완전한 악역도 아닌, 그렇다고 선한 것도 아닌 그냥 밉지 않은 인간적인 캐릭터로 표현하려고 했죠.”
‘이미지 관리’란 이미 버린 지 오래인 그는 스스로 “20대 또래 배우 중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다”고 밝혀왔다. 꽃미남 외모에도 불구 이 같은 독특한 취향은 어디에서 비롯됐나 했더니만 사실 개그맨이 꿈이었다고 한다. “노홍철, 최종적으로 유재석을 꿈꾸며 연예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한 그는 “어렸을 때부터 예능인이 되고 싶었다. 나를 보고 사람들이 웃는 게 좋더라”고 말했다.
“추구하는 삶의 목적은 결국 행복함이에요. 사람들이 절 보면서 웃고 행복해했으면 좋겠고 저 역시 그렇고요. 호기심으로 시작한 길이 이젠 어느 정도 방향이 잡히는 듯해요. 사실 지극히 평범하게 자란 제가 비범한 삶을 선택, 그 안에서 또다시 평범함을 찾다보니 괴리감이 있긴 해요. 현재는 진로에 대한 고민 보다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즐기려고 노력중이에요.”
말 그대로 반전이었다. 어린 나이에 연예 활동을 시작, 카메라 앞에서 마음껏 망가지고 두려움 없는 모습에서 뜨거운 성공 욕구(?)같은 게 느껴졌던 터라. 소박미 넘치는 첫 느낌과 가치관에 적잖은 당혹감마저 느껴졌다.
“막 유명해지고 싶거나 저의 가치관을 버리면서까지 엄청난 성공을 꿈꾸진 않아요”라고 그가 말했다.
“최선을 다 하돼 언제든 ‘이 직업이 아니다’ 싶으면 억지로 끌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가장 아름다운 결말은 이 안에서 제가 많은 행복함을 느꼈으면 좋겠고, 그런 저를 통해 많은 분들이 웃음을 머금는 것. 이제와 일종의 사춘기, 치열한 고민 같은 걸 하게 됐어요. 결론은요? 저도 모르겠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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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 생각지도 못한 좋은 기회를 얻게 됐어요. 장진 감독님을 비롯, 대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배움이 되는 것 같아요. 현장에서는 매일 혼나고 있지만요. 하하! 앞으로 제가 어떤 모습, 어떤 신분으로 제 삶을 펼칠지 모르지만 적어도 제 중심이 흔들리지 않고 누구 앞에서도 떳떳하고 싶어요. 지켜봐주세요!”
한편 ‘무서운 이야기2’는 ‘탈출’ 외에도 죽은 자들과 소통하는 세영(이세영)과 박 부장(박성웅)이 보험 사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을 담은 ‘444’(감독 민규동), 조난당한 두 친구(이수혁, 성준)가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에피소드를 그린 ‘절벽’(감독 김성호), 여행을 떠난 친구들 지은(백진희), 미라(김슬기), 선주(정인선)가 사고를 당한 뒤 악몽이 돼버린 여행 이야기를 풀어가는 ‘사고’(감독 김휘)로 구성돼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사진 팽현준 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