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모든 공포영화의 소재로 쓰여 공포와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복수. ‘친절한 금자씨’ ‘올드보이’처럼 치밀하거나, ‘S다이어리’처럼 귀여운 형식으로 매번 변화되어왔다. 이런 복수가 아름다우면서 정교하기까지 한다면 얼마나 섬뜩할까. 영화 ‘닥터’는 아름답고 정교한 복수라는 역설적 표현을 내용에 담는다.
영화는 관객에게 아름다운 복수를 진행해가는 한 남자의 광기어린 사랑을 고스란히 전하며 급이 다른 공포감을 선사한다. 한 여자만을 위한 남자의 집착이 공포와 만나 예상치 못한 오싹함을 전하기도 한다. 특히 원하면 언제든 손에 칼을 쥐어 변화 혹은 변형을 할 수 있는 성형외과 의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정할 수밖에 없는 힘과 그의 지배아래 모든 상황이 돌아가는 틀을 구성했다.
‘닥터’는 사이코패스이자 성형외과 전문의 인범(김창완 분)이 아내 순정(배소은 분)의 외도를 목격하면서 시작된다. 그간 친절과 분노를 오가며 내적갈등을 벌였던 그가 결국 화를 폭발시키며 아내와 그녀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에게 복수를 계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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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가 아름다우면서 정교한 복수라는 역설적인 표현으로 참혹한 공포를 예감케 했다. 사진=(주)노마드필름 |
그간 김창완은 순하디 순한 배역을 자청하며 바른 이미지만을 보여 왔다. 그런 그가 보여주는 180도 다른 모습의 악역은 극의 몰입도를 높여 실제인지 거짓인지 분간할 수 없게 만든다. 스크린에 첫 선을 보일 신예 배소은 역시 극중 내연남으로 출연하는 서건우와 파격적인 베드신으로 시선을 끈다.
개성만점 배우의 향연과 ‘올가미’ ‘실종’ 등 본인만의 독특한 스릴러 표현법을 개척한 김성홍 감독의 조화가 그간 저조했던 한국 공포영화의 흥행성적을 높일지 기대를 모은다.
영화를 단순히 한 남자의 분노로 발생한 복수로 정리할 수 있지만, 관객들이 예상했던 결말이 아닌
반대로 무참히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빈번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장면 틈틈이 코믹적인 부분을 첨가시킨 김창완의 센스덕분에 관객들은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것처럼 쏠쏠한 재미를 느낀다. 오는 20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