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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의 연기 또한 살 떨린다. 드라마 ‘부자의 탄생’과 ‘난폭한 로맨스’, 영화 ‘위험한 상견례’, 그리고 흥행은 비록 안 됐지만 영화 ‘남자사용설명서’의 이시영의 연기는 관객을 매료시켰다. 영화를 잘 살리는 연기 잘하는 배우가 있어도 흥행은 다른 요소들도 뒤따라야 한다는 걸 전해준 케이스지만, ‘남자사용설명서’의 이시영은 팬층을 공고히 한 건 확실하다.
이시영은 27일 개봉하는 공포ㆍ스릴러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에서 연기 스펙트럼이 넓어졌음을 또 보여준다. 뻔한 공포가 아닌, 신선하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맞물려 관객을 살 떨리게 할 게 틀림없다.
작가 강지윤(이시영)의 웹툰을 읽던 편집장은 소스라치게 놀란다. 밝히고 싶지 않던 자신의 어린 시절이 고스란히 만화에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편집장이 어떻게 죽음에 이르게 됐는지도 웹툰에 그대로 담겼다.
처참하게 살해당한 편집장. 다음날, 경찰이 보기에 타살 흔적은 없다. 그러나 강력계 형사 기철(엄기준)은 자살로 보이지 않은 이 사건을 의심한다. 이 사건이 컴퓨터 속 웹툰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지윤을 의심한 것. 기철은 같은 팀 형사 영수(현우)와 함께 사건을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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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웹툰: 예고살인’은 공포와 스릴러를 잘 조화시켰다. 무섭기도 하지만 스릴러적인 요소가 시종 관객을 몰입시키는 요소가 된다.
옛말처럼 귀신 혹은 원혼보다 오히려 인간이 더 무섭다는 사실이 더 와 닿는 작품이다. 아무도 알아서는 안 되는 자신의 치부를 누군가 알았을 때 드는 두려움과 광기를 선명하게 전한다.
후반부 드러나는 반전의 강도가 조금 아쉽긴 하지만, 이시영ㆍ엄기준ㆍ현우라는 배우들의 힘으로 섬뜩하게 느껴질 정도는 된다.
특히 이시영이 다양한 상황에 처한 인물을 탁월하게 연기했다. 전반부와 중반부, 후반부 지윤이 같은 인물이 맞는 건가라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로코퀸’에 이어 ‘호러퀸’도 접수할 태세다.
웹툰을 소재 한 영화답게 만화를 적극 활용해 실사와 접목했다. 실사가 만화로 변하고, 다시 실사가 되면서 색다른 영상미를 느낄 수 있다. 잔인한 순간을 만화로 처리하는 영리한 선택을 한 것도 관객의 거부감을 줄일 것 같다.
‘분홍신’의 김용균 감독이 8년 만에 다시 호러 장르에 도전하는 작품이다. 104분. 15세 관람가. 27일 개봉.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