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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첫 방송 된 SBS 수목극 ‘주군의 태양’은 사고로 귀신을 보는 능력이 생긴 태공실(공효진)과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주중원(소지섭)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귀신의 소원 혹은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산 사람에게 전하는 공실은 착하디착한 여성. 얼마나 귀신들이 괴롭혔는지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온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래도 귀신들의 부탁을 들어주며 안타까운 영혼들을 달래는 착한 성격의 소유자다.
할머니 귀신의 부탁을 들어주고 집으러 가는 중, 다른 일 처리를 하고 돌아가는 중원을 만나고 그를 만지고 있으면 귀신들이 사라지는 걸 깨닫고 천진난만하게 웃는다. 지질한 듯 보이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가 될 것이 틀림없는 캐릭터다.
중원은 자기만 생각하고 남이 건드리는 걸 무지하게 싫어하는 천상천하유아독존 캐릭터다. 골프장 건설 용지를 사기 위해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는 남자의 애틋함이 담긴 꽃 한 송이를 무참히 잘라버리는 등 냉정하고 쌀쌀맞은 눈빛과 표정으로 ‘사람보다 돈이 우선인’ 재벌남 주중원의 모습을 100% 소화해냈다. 그런 그가 미친 여자로 생각되는 공실을 쉽게 받아들일 일 없는 인물이라 두 사람의 향후 관계가 관심이 쏠린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이지만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드라마 ‘시크림 가든’의 길라임과 김주원이나 ‘최고의 사랑’의 독고진과 구애정의 조우인 것 같기도 한데, 소지섭과 공효진의 조화는 이들과는 또다른 케미가 전해진다. 특히 소지섭과 공효진은 작품에서 첫호흡이라는데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나 할 정도다.
웃기고, 무섭고, 슬픈 1차원적인 감정을 달달하면서도 몽환적으로 표현한 ‘주군의 태양’은 ‘로코믹호러’(로맨틱코미디호러) 장르의 탄생을 알렸다. 첫 방송은 전국 기준 시청률 13.6%(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이 흥행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