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소극적인 성격의 한 남자가 과거 지은 죄 때문에 평생 죄책감을 안고 이를 갚을 기회를 엿본다. 이름은 이성공(남연우 분), 그는 고등학생 때 불량한 친구들의 꼬임에 넘어가 성폭행 사건을 저지른다. 그러나 그는 친구들 앞에서 강력하게 죄가 없다고 주장하며 관객에게 착한남자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그 후 평범하게 삶을 살아도 늘 과거의 죄의식에 사로잡혀 어딘지 모르게 불안해한다.
죄책감에 벗어나려 이성공은 우연히 교회를 찾고 그곳에서 자신의 과거와 연관된 장미(양조아 분)라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장미와 가깝게 지낼수록 그의 죄책감을 배가되지만 동시에 사랑에 빠져 행복해한다. 미안함과 즐거움을 오가며 고뇌하는 이성공의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또 이성공은 장미에 대한 애정이 깊어질수록 점점 과거의 일을 떠올린다. 당시 함께 성폭행 범죄를 일으킨 친구들을 찾아가 복수를 하며 조용한 핏빛 속죄를 한다. 소극적인 이성공이 오직 장미를 위해 강한 추진력과 용기를 내기에 그의 복수는 치열하다.
![]() |
착한남자의 이유있는 복수를 담은 영화 ‘가시꽃’이 오는 8월 22일 관객을 찾는다. 사진=가시꽃 포스터 |
이는 영화 ‘가시꽃’(감독 이돈구·제작 DK FILM)의 반전 아닌 반전으로 꼽힐 것이고 이성공이 단순히 착한남자만은 아니다 라는 평가를 내리게 한다. 어쩌면 가장 나쁜남자는 이성공일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순수한 얼굴을 한 채 치열하고 매섭고 차분하게 복수를 이어가는 이성공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피 튀기는 그의 복수는 잔인하기보다 어딘지 모르게 애절하고 우울하다. 복수를 위해 정말 치열하게 고군분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미를 위해 용기를 내는 모습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호감이 있는 두 사람이 과거 상처와 죄책감의 연결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은 비극이다. 또 극이 중반에 갈수록 인연으로 끝을 맺을 것처럼 보였던 이성공과 장미의 숨은 비밀이 드러나며 행복한 인연이 아님을 단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가시꽃’에서 이성공 역을 맡은 배우 남연우는 ‘핸드폰’ ‘용의자X’ 등의 상업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그늘아래 28도’ ‘예술수업’ ‘온리유’ 등의 단편에도 등장하며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아왔다. 이번 영화에서도 완벽하게 이성공으로
‘가시꽃’은 남연우 외에도 순제작비 300만원으로 찍은 저예산 영화라는 점과 박찬욱·김기덕 감독의 작품을 이을 잔혹미학이라는 호평으로 영화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오는 8월 22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