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하나 기자] 영화 ‘오아시스’ ‘박하사탕’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을 통해 다양한 매력과 함께 우월한 연기력을 과시하며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문소리. 이런 그녀가 데뷔 최초로 유쾌·상쾌한 코미디 영화에 도전했다. 초반에는 모두들 “문소리가 코믹 연기를?”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우려도 잠시 대중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듯 그녀는 이번 영화 ‘스파이’에서 제대로 망가졌다.
‘스파이’는 ‘박하사탕’ ‘오아시스’를 통해 호흡을 맞췄던 배우 설경구와 부부로 재회한 작품으로, 문소리는 남편이 비밀요원이란 사실을 모른 채 살아가다 우연찮게 사건에 휘말려 고생하는 아내 영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 결과 ‘문소리의 재발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중들은 그녀의 망가짐에 환호했다.
이번 작품에서 제대로 망가질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문소리는 자신이 혼자 잘 해서이기 보다는 동료 배우들과 으?X으?X 하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한 것이 컸다고 말한다. 그렇게 말하는 것도 이해가 되는 것이 ‘스파이’가 영화로 만들어지기 전 초반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명세 감독이 여러 가지 이유로 하차했고, 이에 신인 이승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면서 배우들 도 적지않게 타격을 받았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오히려 이는 배우들을 더욱 똘똘 뭉치게 한 계기가 됐고, 힘들었던 것을 보상이라도 받듯 극장가 유일한 코미디 영화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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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현지 기자 |
좋은 결과물이 나오기 위해서는 과정도 중요한 법. 그녀는 스파이 요원은 아니지만 여느 배우들 못지않게 고통이 있었다. 몸에 딱 달라붙는 붉은색의 튜브톱 원피스를 입고 레스토랑을 기어가기도 했고, 하이힐을 신고 전력질주를 하고, 좁은 헬기에서 격투까지 벌이는 등 몸이 성할 틈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 정도는 괜찮아요”라고 덤덤하게 말한다.
“처음에 튜브톱 원피스를 입고 액션을 한 다는 것에 적지않게 놀랐다. 하지만 기왕 하게 된다면 잘하고 싶었기에 액션스쿨에 가서 열심히 액션을 배우며 노력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명장면이라고 꼽아주는 원피스 입고 레스토랑에서 액션을 펼치는 장면 같은 경우는 촬영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원피스를 입고 동선을 맞춰봤다. 바닥을 기고 물벼락을 맞는 등 수난이 적지 않았지만 많은 대중들이 좋게 봐주시는 그 걸로 만족한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문소리는 몸 쓰는 것 외에도, 아이 출산 후 6개월 만에 태국으로 건너가 촬영에 임해야 했던 부분도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이는 한 차례 유산의 경험을 겪은 후 지난 2011년 8월 결혼 5년 만에 딸을 얻었기 때문이다. 아이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가득했기에 영화 촬영 초반에는 아이 생각에 눈물을 짓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은 잠시 문소리는 프로답게 영희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초반에만 아이 걱정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괜찮아졌다. 레스토랑 신을 찍을 때 부모님과 딸이 촬영장에 온 적이 있다. 당시 딸은 고창석 씨를 보고 놀랐는지 울더라. 특히 놀라운 건 고창석 씨를 한 번 봤는데 이름까지 알정도로 잘 기억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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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현지 기자 |
“아이가 엄마 아빠가 올해 자신과 많이 놀아주지 않아 슬퍼하거나 서운해 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한 번은 남편 촬영장에 데려갔는데 ‘아빠 슛 갔어요. 아빠 멋있어요’ 이런 말을 했다. 이후 ‘아빠는?’ 이라고 물으면 장준환 이랬는데, 요즘은 그 뒤에 감독님이라는 호칭이 붙는다. 반면 제가 배우인지는 모르는 것 같다. 가끔 학생들을 가르치러 수업을 나갈 때 ‘엄마 선생님 하고 올게요’ 라고 말하고 나가니 교사로 알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제대로 된 촬영장에 한 번 데리고 갈 까 생각 중이다.(웃음)”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남편과 딸아이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특히 결혼 7년차 부부이지만 아직도 신혼이라고 해도 될 만큼 남편 이야기를 할 때면 눈이 초롱초롱 해졌다.
“각자의 직업이 워낙 특수하다 보니 같이 산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우리 부부는 같이 술 한 잔 하면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데, 어느 날 맥주 한 잔만 하고 들어가자고 한 것이 먹고 또 먹게 됐다. 새로 들어가는 영화 촬영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는 중이었는데 남편이 이를 방해했다.(웃음)”
말은 방해했다고 말 하지만 그 안에서 남편을 생각하는 마음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공교롭게 문소리가 출연한 영화 ‘스파이’의 개봉 후 약 한 달 뒤 장준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가 개봉하게 됐다. 남편을 사랑하는 그녀는 사적이 아닌 일적으로 피할 수 없는 대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같은 날이 아닌 것이 어딘가. 둘 다 잘됐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남편 영화 보다는 ‘관상’을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스파이’와 ‘관상’이 비교작으로 거론되고
안하나 기자 ahn111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