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송초롱 기자] H.O.T로부터 시작된 팬픽의 인기는 2013년인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웬만한 남성 아이돌 그룹은 포털 사이트에 이름만 검색해도 팬픽 관련 팬페이지들이 줄줄이 뜨며 몇몇 팬픽들은 실제 출판소설 못지않게 작품성이 높아 팬들의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책으로 출판되고 있다.
이러한 팬픽의 인기에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24일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현재 팬픽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민희(가명,26) 씨를 만났다.
젝스키스 때문에 아이돌을 좋아하기 시작했다는 김 씨는 그 이후 SS501, 비스트 등 많은 아이돌을 좋아하면서 팬픽의 길에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팬픽을 읽다보니까 재미있어서 직접 쓰게 됐어요. 사실 작가라고 말하기도 좀….(웃음) 그냥 수많은 팬들 중에 한명일 뿐이에요. 팬질 방법에도 많은 방법이 있는데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을 직접 찍으러 가기에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그림을 잘 그려서 팬아트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거든요. 제가 할 수 있는 걸 찾다보니 팬픽을 쓰게 됐죠. 글 쓰는 걸 좋아하거든요.”
![]() |
사진=응답하라 1997 |
“이걸 쓰면 건강의 해가 돼요.(웃음) 직장을 다녀와서 틈틈이 쓰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재미있으니까 그것에 에너지를 얻죠. 다른 팬들이 댓글 달아주는 것도 재미있고, 같은 관심 분야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의견을 나눈 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잖아요.”
늦은 시간에 진행된 인터뷰임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설명하는 김 씨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나타났다. 그는 이렇게 좋아한다고 자신을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소재는 보통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TV나, 팬들이 직접 찍어온 사진이나 영상, 또는 인터넷의 돌아다니는 자료들을 보고 얻어요. 소재는 무궁무진하고 그것을 통해 판타지적인 요소를 작품에 그려내죠.”
김민희 씨가 글을 써서 주로 올리는 곳은 이러한 작품들이 많이 올라오는 커뮤니티라고 했다. 요즘은 블로그로 연재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며 전했다. 또 많은 글이 모이거나 특별한 글이 있을 경우에는 책으로도 출판한다고.
“보통 예약을 받아서 그 수량만큼 제작을 해요. 동방신기 시절만 해도 책을 만들어서 몇 백만 원씩 번적도 있다고 하던데 요즘은 그렇지 않아요. 팬들이 한 팬덤에 모여 있는 것이 아니고 아이돌이 많은 만큼 다 쪼개져 있잖아요. 그저 수고비 정도 버는 정도죠. 그래도 책을 출판하는 이유는 뿌듯함과 자기만족이에요.”
하지만 그는 요즘 허탈감이 느껴질 때도 있다고 했다.
“저는 진짜 심혈을 기울여서 열심히 쓴 작품이 막 무단 복제돼서 돌아다니더라고요. 제가 연재하는 페이지 말고 알 수 없는 사람의 블로그에 올라와있고요. 이것들을 모아서 파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전문 작가가 쓰는 것이 아니라고 해도 팬픽도
김민희 씨는 “팬픽은 동화예요.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출연하는 동화.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가 드라마에 나오면 몰입도가 높듯이 팬들도 똑 같은 거예요. 저도 마찬가지고요”라고 팬픽을 정리했다.
송초롱 기자 twinkle69@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