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하나 기자] 성장드라마 ‘반올림3’로 데뷔한 이후, 영화 ‘친절한 금자씨’ ‘짝패’ ‘마이웨이’ ‘써니’ 드라마 ‘사랑비’까지 꾸준히 작품에서 얼굴을 알린 김시후. 그런 그가 영화 ‘소녀’ 속 남자주인공 윤수로 스크린에 얼굴을 내비쳤다.
‘써니’ 이후 2년 만에 충무로에 돌아온 그이지만 공백이 무색할 만큼 윤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특히 그동안은 조연에 불과했다면 이번 작품은 주연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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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현지 기자 |
그가 말하듯 윤수라는 캐릭터는 시간이 지나면서 순수했던 소년이 광기어린 소년으로 변하는 인물이다. 소화해 내는데 어려운 부분은 없었을까.
“윤수라는 캐릭터는 감정연기를 잘 표현해 내는 것이 중요했다. 이에 시나리오를 받고 윤수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기 위해 읽고 또 읽었고, 생각하고 고민을 많이 했다. 감정호흡에 있어서도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준비를 많이 했고, 그 것이 좋은 결과물로 나온 것 같다. 영화를 본 후 주변사람들이 ‘잘 봤다’고 칭찬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윤수 캐릭터를 이야기 하는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인 파열음은 그의 트라우마를 대변하는 장치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윤수의 트라우마 연기에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윤수가 파열음을 듣고 몸부림치는 모습은 슬픔, 고통, 트라우마 등 모든 부분을 담아낸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 어려웠지만 촬영에 들어가기 전 많은 연구와 준비를 하면서 최대한 보이게끔 노력했다. 어려웠지만 굉장히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소녀’는 말과 소문이라는 주제를 담아내고 있다. 극중 윤수는 자신의 말실수로 시작된 소문 탓에 친구가 자살한 상처를 지녔으며, 해원(김윤혜 분)은 잔혹한 소문의 희생자가 되는 인물이다. 실제로 연예계는 소문과 밀접하며, 그로인해 피해를 보기도 한다. 김시후는 소문이라는 것에 대해서 자신만의 생각을 밝혔다.
“저같은 경우는 워낙 조용히 사는 편이라 현재로서 나와 관련된 소문을 들은 것이 없다. 소문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단지 소문일 뿐이다. 만약 있다고 하더라도 난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소문보다는 말은 무서운 것 같다. 과거 활동하면서 말로 인해 피해를 본 경우가 많았고 배신당한 적도 있었기에 지금도 말하는데 있어서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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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현지 기자 |
“윤혜 씨가 맡은 해원 역이 먼저 윤수에게 다가서서 리드를 하는 베드신이었다. 노출이 심한 베드신이 아니라 두 사람의 상황 속에서 미묘한 감정들을 녹여내야 했던 장면이다. 하지만 베드신을 촬영해 본 경험이 없다보니 분위기를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는지도 몰라 처음에는 많이 어색했다. 베드신이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그저 수고가 많았다는 인사만 건넸다. 힘들었어요. 지금 생각해 봐도 오빠로서 리드를 해줬어야 했는데 더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 미안하다.(웃음)”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김윤혜와 어색했다고 말하는 김시후. 하지만 김시후와 김윤혜의 만남은 최적의 캐스팅이라는 말과 함께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잘 봐주셨다니 몸둘바를 모르겠다. 정말 감사하다. 사실 조용하고 낯을 가리는 탓에 촬영을 하고나서도 여배우랑 친해지는 것이 어렵다. 물론 김윤혜 씨도 그랬다. 초반에는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친해졌는데, 촬영을 끝내고 나서 다시 어색해졌다. 이후 화보 촬영 때문에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됐는데 처음 보는 사람 마냥 무척이나 어색했다. 그러나 이 어색한 관계가 영화 윤수와 혜원의 관계변화에 잘 맞아떨어져 좋은 효과를 낸 것 같다.”
2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소녀’를 통해 좋은 평가를 얻으며 제2의 도약을 꿈꾸는 김시후도 근래에는 순탄치 많은 않았다. 소속사 문제, 주변 사람들 문제 등 여러 가지 잡음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때 구세주처럼 장동건이 등장했고, 지금의 그를 이 자리에 올려놓았다.
“전 소속사와 문제가 생겨 1년 반 동안 연기 활동을 못했다. 그 이후로 새로운 소속사에 들어갔는데 그 회사가 문을 닫았다. 그때부터 소속사에 대한 믿음은 물론 사람에 대한 회의감까지 느껴 혼자 활동을 했다. 그러나 혼자서 일을 하는 것은 무척이나 힘들었고 ‘마이웨이’ 때는 정말 벅찼다. 그런데 당시 함께 출연했던 장동건 선배가 저를 좋게 봐주시고 SM C&C에 데려가 주셨다. 대스타 임에도 불구하고 먼저 다가와 준 장동건 선배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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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현지 기자 |
“제가 현재 잘나가는 배우들과 견주는 대상의 이름에 올라간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늘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동안 기회가 많이 없어서 다양한 모습들을 드리지 못했다. 이번 ‘소녀’를 발판삼아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할 테니 많이 기대해주고 지켜봐 달라.”
낯을 가리고 내성적이라는 그도 인터뷰에서
“‘소녀’라는 영화는 어떻게 보면 무섭고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번쯤은 있을 법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영화를 통해 말에 대한 소중함과 잔인함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안하나 기자 ahn111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