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남북 분단현실과 다소 민감한 부분인 북한간첩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긴 두 편의 영화가 같은 날 개봉한다.
그룹 빅뱅 탑에서 배우로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최승현 주연작 ‘동창생’과 김기덕 감독의 네 번째 각본이자 제작 영화, tvN ‘응답하라 1994’ 쓰레기로 인기몰이 중인 정우의 출연작 ‘붉은 가족’이 그 주인공이다. 두 작품은 같은 듯 하면서도 전혀 다른 특유의 색깔로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동창생’은 유일한 가족인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 남으로 내려가 공작원이 되라는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열아홉 소년의 운명을 담았다. 자신의 꿈도 버린 채 오직 동생 리혜인(김유정 분)만 보고 살아가는 일명 동생바보 리명훈(최승현 분)의 살벌하고 안타까운 인생이 담겨있다. 이에 대해 박홍수 감독은 “남북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이념에 관한 이야기를 지닌 것은 아니다. 다섯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희생에 대한 이야기다”라며 “사건과 상황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지만, 다섯 배우들의 마음이 관객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박 감독의 말처럼 ‘동창생’은 남과 북의 분단현실과 남파공작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남파공작원으로 살아가야 되는 한 소년의 동생과 가족에 대한 희생을 담아 감동을 안긴다. 그래서인지 남과 북의 분단현실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이 없어 가볍게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이스라엘 특공무술로 알려진 크라브마가를 자연스럽게 연마하는 최승현의 모습은 소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며 동생을 향한 무한애정으로 자신의 감정은 숨긴 채 외로워도 슬퍼도 참고 견디는 21세기 캔디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이와 반대로 겉으론 화목해 보이지만, 위험한 비밀 활동으로 하루하루 죽음의 공포 속에 살아가는 간첩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붉은 가족’은 남과 북의 분단현실을 섬세하게 스크린에 표현했다. 그래서인지 김기덕 감독은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같은 날 개봉하는 ‘동창생’보다 열악하지만 영화적 가치에 있어서는 더 높게 평가받길 기도하고 있다. ‘붉은 가족’은 남북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진짜 가족에 대한 질문을 던질 것이다”라며 “다른 남북 관련 영화들과 순수한 경쟁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시나리오를 썼다.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동창생’을 경쟁상대로 썼는데 얼마나 더 좋은지는 모르겠다”고 내심 걱정하면서도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이주형 감독은 “‘붉은 가족’을 통해 정체성의 고민, 그것과 대립하는 공동체의 이념, 그로 인해 발생하는 패러독스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으며, 김기덕필름은 “인간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가족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남과 북의 미래에 대한 한줄기 희망의 불꽃같은 영화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붉은 가족’에 등장하는 김유미와 정우, 손병호, 박소영 등은 실감나는 북한 사투리로 사실감을 더한다. 또한 코드명 ‘진달래’로 화기애애한 가족으로 위장했기에 옆집에 사는 지극히 평범한 남한의 가족과 대조를 이루며 진짜 가족이란 두 가지의 유형 중 어떤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돕는다. 또한 남과 북의 분단현실로 시작한 영화는 다양한 사건을 접하면서 자아 정체성과 가족애에 대한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무겁고 어려울 것만 같았던 소재로 교훈을 전하기에 그 파급력은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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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생’과 ‘붉은가족’이 11월 6일 개봉한다. 사진=포스터 |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