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지금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한 개인의 추억이 아닌 영화, 드라마, 음악 등 모두가 공통으로 느낄 수 있는 문화 상품을 통해 사회 전반에 빠르게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MBN스타 대중문화부에서는 복고 열풍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짚어보고자 한다. / MBN스타 대중문화부
[MBN스타 안하나 기자] ‘LTE급’ 속도를 자랑하며 하루가 다르게 ‘새로움’을 추구하는 다소 각박한 시대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몇 년 전부터 따뜻한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아날로그 감성에 물들고 있다. 이를 두고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고 통칭하며, 이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 영화, 음악,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복고란 원래 사전적 의미로 과거의 체제나 사상, 전통 따위로 되돌아감 혹은 파괴된 것을 다시 본디의 상태로 고침을 의미한다. 문화에서는 복고라 하면 흔히 예전에 사용되던 문화 코드들을 현재 문화 콘텐츠에 채택해 재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복고 열풍에 대해서는 이미 수년전부터 분석되어 왔다. 그러나 당시에는 어느 정도 시점이 지나면 잠잠해질 것이란 예측 또한 만만치 않았다. 식지 않는 복고 열풍은 과연 지속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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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시계방향, tvN , JYP 엔터테인먼트, 코어콘텐츠 미디어그룹, 각 영화 공식포스터 및 스틸 컷 |
복고 열풍의 시작을 정확하게 어느 시점부터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대중들에게 폭발적으로 관심을 받으며, ‘복고’라는 트렌드를 좀더 구체적으로 끌어낸 장본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영화 ‘건축학개론’ ‘써니’와 tvN ‘응답하라 1997’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문화 분석 등을 위한 인위적 경계선일 뿐 정확하게 대중들의 마음에 복고를 불러일으킨 기점은 말하기 어렵다.
강태규 대중음악 평론가는 복고의 부흥 시기와 관련해 “정확히 복고가 열풍인 시점을 집어낼 수 없다”며 “굳이 따지자면 사실상 해방 이후부터 복고 열풍은 계속돼 왔다고 보는 것이 무방하다. 20년 주기로 계속돼 왔고, 매번 성공해 오며 지금도 그 열풍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복고열풍이 정점을 이룬 시기와 관련해서도 “복고열풍의 시기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것처럼 정점을 이룬 시기도 콕 집어 언급할 수 없다”며 “정점을 찍은 시기를 논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더불어 “복고 열풍이 일어난 시기와 부흥작품 등을 구체화 시킬 자료도 없다”고 설명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도 “복고풍이 지금 갑자기 부흥을 이룬 것이 아니다. 과거부터 꾸준히 지속되고 있었지만 이제야 각광을 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이 됐고, 무엇을 통해 복고가 부흥을 이뤘다고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복고 열풍은 늘 있어왔고 정확한 시점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최근에 좀더 구체적으로 포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셈이다.
◆복고, 지속 가능한 선은 어디일까
복고 열풍과 관련해 사람들의 관심은 지속 가능성이다. 늘 새로운 트렌드를 추구하는 현 시대에 추억이 대중들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은 복고 열풍이 본격적으로 거론될 당시부터 제기되었다. 이는 어찌보면 복고 열풍이 과연 끝을 맺을 수 있는가와도 연결된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복고의 시작을 논하기 어려운 것처럼 끝도 결정지을 수 없다. 복고라는 것이 일종의 추억마케팅인데 추억은 시간이 지나면 계속해서 생기는 것이다. 이에 논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밝혔다.
안하나 기자 ahn111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