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영화들을 홍보하는 이들을 만나면 “관(극장)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를 많이 한다. 물론 큰 영화는 큰 영화 나름대로 “이 정도면 더 열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한다. 다 자기 욕심 탓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 영화 제작사, 홍보마케팅사, 배급사, 극장 등은 각자의 입맛 혹은 관객 수요 때문에 관수를 늘리거나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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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 ‘간판’을 내건 영화와 곧 개봉을 앞둔 영화 처지에서 보면 그렇게 좋은 일만은 아니다. 특히나 작은 영화들에는 경쟁 작품이 늘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나눠 먹을 파이가 작은데 영화가 더 많아지게 된 것이니 말이다.
당연히 만듦새가 괜찮고 관객이 원한다면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다. 관객은 다 소문을 듣고 보게 마련이니 영화나 똑바로 만들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박찬욱 감독은 마니아층이 두터우니 출발선은 다를 수밖에 없다.
몇백 개나 되는 와이드 개봉도 아니고 마니아층 혹은 일부 관심 관객을 위한 재개봉이니 그렇게 문제라고 짚을 수도 없다. 다만 요즘 들어 재개봉이 돈이 된다고 하니 너도나도 무분별하게 싼값에 영화를 개봉하고 추억 팔이 해 문제다. 사실 재개봉 영화는 인지도가 있으니 큰 홍보 비용이 들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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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 같은 경우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 일반 관객이 그걸 얼마나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감독이 아쉬워한 부분은 충족시킬 수 있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소피 마르소의 대표작 ‘라붐’ 같은 경우도 한국에서는 정식으로 극장에서 상영한 적 없으니 새로운 느낌이 들 수 있다.
이제까지 재개봉한 영화들을 향한 영화 팬들의 관심도가 높은 걸 보면 다른 작은 영화들은 과거 영화들이 재개봉 한다고 하면 일정 부분의 파이를 양보해야 할 상황이라 씁쓸할 게 분명하다. 현재 개봉 중인 한 작은 영화 관계자는 “모든 영화가 잘 되면 가장 좋지만 그럴 순 없다”며 “영화가 지금도 포화상태인데 재개봉 영화가 많아지면 개봉관이 더 적어지는 것 같다. 솔직히 아쉬움이 큰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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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