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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에서 개봉한 ‘겨울왕국’은 이미 40개 이상의 국가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8억 달러의 흥행 수익을 돌파하며 인기 순항 중이다. 그야말로 전 세계가 ‘겨울왕국’ 신드롬이다.
국내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 전산망 기준에 따르면 ‘겨울왕국’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주말 3일간 74만 7399명의 관객을 모아 주말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관객은 895만 2478명이다.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영화 최초로 600만 관객 돌파한 데 이어 외화 흥행 순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역대 외화 흥행 2위인 ‘아이언맨3’의 900만명 동원 기록까지 단 5만 명을 앞두고 있는 상황. 천만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크다.
그렇다면 이 겨울, ‘겨울왕국’의 열풍은 어디서 왔을까. 이 영화는 덴마크 동화작가 한스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3D 애니메이션이다.
하지만 ‘눈의 여왕’과 ‘겨울왕국’의 연관성은 그다지 크지 않아보인다. ‘겨울왕국’은 ‘눈의 여왕’의 캐릭터를 빌려 보다 유쾌한 모험담을 그려냈다. 모든 것을 얼릴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난 ‘엘사’와 왕국 ‘아렌델’을 얼려버린 채 도망친 그를 찾아 나선 동생 ‘안나’의 모험이 펼쳐진다.
평론가 이동진은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이다. ‘인어공주’ ‘라이언 킹’에 이르는 디즈니의 또 다른 전성기를 떠올리게 한다”며 “사랑스러우면서 기술적 완성도가 뛰어나 만족도가 높다”고 평했다.
그러나 스토리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없지 않다. 뻔한 스토리의 평면적인 구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겨울왕국’은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뛰어 넘어 성인 관객층마저 사로잡았다. 이들을 열광케 한 ‘겨울왕국’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개성 있고 친근한 캐릭터 또한 극의 활기를 불어넣는다. 주인공 엘사, 안나 자매는 물론이고 눈사람 ‘올라프’마저 두드러져 보인다. 세 부분으로 나뉜 몸이 분리되고 합쳐지는 모습은 흡사 슬랩스틱 코미디를 연상케 한다. 군더더기 없이 제 역할 잘해내는 디즈니의 캐릭터들은 ‘겨울왕국’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
한편, 엘사가 본래 악한 캐릭터였다는 사실이 눈길을 끈다. 엘사의 테마곡 ‘렛 잇 고(Let It Go)’의 작업을 마친 후 너무 좋은 곡으로 인해 스토리를 전면 수정했다는 것.
특히 왕자의 사랑을 기다리던 공주에서 탈피해 사랑의 주체가 된 두 공주와 저주에서 스스로 구원하는 엘사의 이야기는 환호를 받았다. 왕자의 키스따윈 더 이상 필요치 않았다. 기존의 디즈니 공주 스타일을 탈피해 능동적으로 삶을 개척하는 여성 캐릭터는 신선함을 줬다.
‘겨울왕국’의 가장 큰 인기 공신은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이다. 극중 삽입되는 화려하고 경쾌한 뮤지컬 넘버들이 영화의 몰입을 높인다. 이미 브로드웨이 뮤지컬 다수에서 연기력과 가창력을 인정받은 이디나 멘젤의 목소리는 과거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등을 보고 자란 2030대의 향수를 자극했다. 그리고 그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돌리는데 일조했다.
‘겨울왕국’의 OST는 각종 음원차트의 1위를 석권하며 가요계마저 장악하고 있는 상황. 국내의 경우 많은 여가수들이 겨울왕국 OST ‘렛 잇 고(Let It Go)’를 불러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렛 잇 고(Let It Go)’ 뿐만이 아니다. OST의 수록된 상당수의 곡들이 음악차트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겨울 시즌’의 특수를 탄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명절이 끼어 있을 뿐 아니라, 새해를 시작하는 부담을 경쾌한 영화로 털어 버리려는 심리적 요인도 작용했다. ‘겨울왕국’ 열풍은 출판계까지 강타했다. 한국출판
한편, 지난 달 16일 개봉 이후 인기 순항 중인 ‘겨울왕국’은 이미 개봉 4주차를 넘긴 상황이다. 하지만 흥행 열풍은 여전히 뜨겁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