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의학기술의 발달과 저출산 등의 이유로 100세 시대가 코앞에 다가왔다. 때문에 노부부 증가는 물론 황혼이혼, 황혼재혼까지 늘어나고 있지만 그 어느 작품에서도 노부부의 일생을 아름답게 그리진 못했다. 그러나 영화 ‘해피엔딩 프로젝트’는 그동안 접하지 못한 소재인 ‘노부부’를 아름답고 열정적인 인물로 그려 스크린에 담아냈다.
‘해피엔딩 프로젝트’는 89세인 남편 크레이그 모리슨(제임스 크롬웰 분)은 아내 아이린(쥬느비에브 뷰졸드 분)이 알츠하이머에 걸리자, 그녀를 위한 맞춤형 새집 제작을 계획한다. 아내에 대한 사랑과 열정만으로 집짓기를 시작하지만, 시청 건축과의 참견 때문에 위태롭다. 급기야 구속될 위기에 처하며 아내 위한 집짓기 프로젝트의 험난한 과정을 알린다.
앞서 ‘해피엔딩 프로젝트’는 ‘스틸’이라는 제목으로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상영, 제37회 토론토영화제 공식 초청 상영, 제12회 캐나다영화감독조합 감독상 수상, 제24회 팜스프링스영화제 관객상 2등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같은 수상 기록은 국내 개봉에 앞서 이미 작품성은 인정받은 셈이고 관객들에게 무한 감동까지 선사한 격이다.
영화 속 노부부의 모습은 그 어느 신혼부부와 연인 못지않게 예쁘고 풋풋하다. 함께 보낸 세월 덕분인지 보는 이들까지 편안하게 만드는 묘한 분위기까지 있다. 89세의 나이에도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내를 위해 집짓기를 감행한다는 부분은 어찌 보면 고집쟁이로 보일 수 있지만, 헌신적인 부부애로 눈물샘을 자극한다.
캐나다 노부부의 실화로 알려져 더욱 감동은 배가되고 위기 없이 유하게 흘러갈 것 같은 그의 집짓기는 때아닌 국가 건축과의 지나친 참견으로 위기에 봉착한다. 이 과정은 노인에게 무관심을 표하는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지만 동시에 극적인 요소를 증폭시킨다. 자신의 땅에 집을 짓는데도 국가 건축과의 참견은 무분별하고 인정이 없다. 때문에 관객들은 그가 꼭 집을 완성하길 누구보다 바라게 된다. 참견은 결국 법정까지 서게 하지만, 크레이그 모리슨의 모습은 여유롭고 느긋해 연륜이 절로 느껴진다.
오래전부터 죽음 앞에 무력해지지 않고 능동적인 황혼기를 보내는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던 영화감독 마이클 맥고완. 그는 자신의 말처럼 크레이그 모리슨의 도전을 통해 모두의 관심 밖이던 노인의 열정과 여전히 변함없는 노부부의 애정 등을 제대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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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