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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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가 종영하면서 한 동안 미니시리즈에서 여자 캐릭터는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월화극을 평정했던 승냥이의 퇴장 이후 여성 캐릭터는 부재가 됐기 때문이다.
‘기황후’가 떠난 월화극엔 사연 많은 남자들이 총출동한다. 지난달 28일 첫 방송된 KBS2 ‘빅맨’에선 밑바닥 인생을 살던 강지환이 재벌가의 탐욕으로 한 순간의 재벌 2세가 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단순한 인생역전 스토리가 아니라 재벌가가 노린 것은 자신의 아들을 살리기 위한 강지환의 심장이었다. 특히 단 2회만에 강지환이 이들의 속셈을 눈치 채는 폭풍 전개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SBS는 천재 탈북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닥터 이방인’을 내세운다. 메디컬 드라마가 불패 신화를 보이고 있는 것도 있지만 훈훈한 두 남자 이종석, 박해진이 의사로 변신한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물론 진세연, 강소라가 출연하긴 하지만 라이벌인 두 남자가 동지로 변해가는 모습이 주를 이룬다.
MBC는 각기 다른 삼형제의 사연을 다룬 ‘트라이앵글’을 통해서 ‘기황후’의 뒤를 이어받을 생각이다. 첫째 이범수가 형사, 둘째 김재중은 건달, 셋째 임시완은 재벌가 아들로 분한다. 멜로 라인이 있긴 하지만 세 형제의 가족애가 중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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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너포위’는 강남 경찰서를 배경으로 신입 형사들이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홍일점 고아라가 있긴 하지만 신입 형사 이승기와 형사 팀장 차승원의 남남케미가 중요하다.
KBS2는 복수극의 끝을 달리고 있는 ‘골든 크로스’가 방송 중이다. 검사 발령을 앞두고 있는 김강우가 절대 권력의 악인들로부터 가족의 억울함을 풀어내고 있다.
이처럼 지상파 3사의 미니시리즈만 봐도 남자 위주의 작품들이다. 케이블 채널까지 포함시키면 추리 수사물인 tvN ‘갑동이’도 형사 윤상현과 사이코패스 이준의 맞대결이 중심을 이룬다.
물론 여성 캐릭터의 존재가 중요한 JTBC ‘밀회’나 tvN ‘마녀의 연애’와 주말 연속극까지 포함하면 여배우들의 존재도 중요하다. 다만 이는 멜로 작품으로 여성 캐릭터가 중심을 이룬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남성 위주의 작품들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전문직 남자들이다. 최근 복합 장르 작품이 인기를 끌면서 일어난 현상이고 예전같이 어떻게 시작하든 로맨스로 끝나는 스토리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남자 캐릭터들이 고군분투하면서 여자 캐릭터들의 존재는 미미하다. ‘닥터 이방인’에서 진세연과 강소라는 멜로라인에서의 한축이며 ‘골든크로스’나 ‘빅맨’에서 이시영과 이다희도 그저 남자 주인공의 조력자일 뿐이다. 캐릭터가 사라진 만큼 여배우들의 설자리도 없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이라면 트렌드로 볼 수 있지만 지속된다면 또 다른 대안법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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