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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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SBS는 대대적인 예능 프로그램 조정에 나섰다. 심야 시간에 방송되던 ‘오 마이 베이비’는 토요일 오후로, ‘붕어빵’은 일요일 오전으로 시간대를 변경했다. 이와 함께 ‘도전 천곡’과 ‘심장이 뛴다’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심장이 뛴다’가 폐지되는 이유론 시청률이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파일럿으로 시작한 ‘심장이 뛴다’는 큰 반향을 일으키며 정규 편성까지 됐다.
정규 편성된 ‘심장이 뛴다’는 이원종, 조동혁, 전혜빈, 박기웅, 최우식이 소방 대원으로 투입되는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줬다. 그랬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도 많았고 소방대원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심장이 뛴다’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사건은 골든타임을 지키지 못해 하지 절단한 한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시간내 병원에 도착해 봉합수술을 했다면 하지절단까지 이르지 않았을 이 사연을 통해서 골든타임의 중요성이 전달됐고 우리나라의 시민의식을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심장이 뛴다’는 이를 적극 활용해 ‘모세의 기적’이라는 프로젝트까지 진행했고 점점 달라지는 시민의식을 보며 프로그램이 미친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심장이 뛴다’는 결국 시청률에 발목이 잡혔다. 자체 최고 시청률이 5.3%이었으니 폐지를 시키는 방송사의 입장도 이해가 가는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 공익 예능이 사라져가는 시점에서 그나마 제 역할을 해준 ‘심장이 뛴다’까지 폐지되는 현실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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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MBC ‘일밤-이경규의 양심냉장고’를 시작으로 ‘러브하우스’ ‘느낌표’가 문화까지 평정하던 시기가 있었다. ‘느낌표’에서 소개되는 코너들로 인해 사회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했다. 하지만 리얼버라이어티가 대세를 이루면서 공익 프로그램들은 사라졌고 현재 독한 예능이 줄어들었지만 공익 예능은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상파 3사가 항상 개편을 맞아 내놓은 파일럿 프로그램엔 공익성 강한 프로그램들이 즐비했었다. KBS는 ‘심장이 뛴다’의 대항마로 경찰 체험 예능인 ‘근무중 이상무’와 탈북자를 소재로 한 ‘별친구’를 선보였었고 MBC도 다문화 사회에 걸맞는 ‘어서오세요’ ‘집으로’같은 프로그램을 내보였다.
파일럿으로 공익 예능을 선보인다고 해도 정규로 편성되기 쉽지 않은 가운데 자리를 잡은 ‘심장이 뛴다’의 가치는 컸다. 공익성까지 잡았으나 결국은 시청률이었다. 다양성을 무시한 채 철새처럼 트렌드만 쫓아가는 현 예능 실상이 아쉬울 뿐이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