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리뷰] 뻔한 듯 뻔하지 않은 색다른 공포 ‘소녀괴담’

다소 평범한 공포 이야기, 배우들의 연기는 살아있다. / ‘소녀괴담’

[MBN스타 손진아 기자] 오랜만엔 학원 공포물이 돌아왔다. 이번엔 공포스럽고 심장 쫄깃해지는 긴장감도 선사하지만 색다른 면을 첨가해 신(新) 매력을 가지고 온 영화 ‘소녀괴담’이다.

‘소녀괴담’은 귀신을 보는 외톨이 소년이 기억을 잃은 소녀귀신을 만나 우정을 나누면서 학교에 떠도는 핏빛 마스크 괴담과 반 친구들의 연쇄 실종, 그리고 소녀귀신에 얽힌 비밀을 풀어가는 작품이다.

김소은, 강하늘, 한혜린, 박두식 등 신세대 스타들이 출연한 ‘소녀괴담’은 학교를 배경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소재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무엇보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큰 매력을 마냥 무섭고 잔인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 사건을 둘러싼 피해자와 가해자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엔 방관자의 초점까지 맞춰 색다른 시선을 더했다.

흰 소복을 입고 머리를 풀어 헤친 공포영화의 일반적으로 등장하는 귀신이 아닌 여고생 소녀귀신의 등장도 영화의 재미 중 하나다. 특히 ‘소녀괴담’에서는 소녀귀신과 남학생 인수(강하늘 분)의 우정을 로맨스로 그려낸 점이 인상 깊다.

영화는 공포부터 로맨스, 코믹까지 많은 요소들을 담아내려 했다. 어찌보면 색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다소 너무 많은 걸 넣으려다 넘쳐버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정태가 등장하는 장면들은 대부분 웃음을 유도하지만 다소 산만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기도 한다.

배우들의 연기는 빛을 발한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활발하게 오가고 있는 배우 강하늘은 공포와 로맨스를 넘나드는 폭 넓은 감정 연기로 존재감을 과시하며, 필모그래피를 탄탄하게 쌓아가고 있는 김소은 역시 소녀귀신 역으로 기존에 선보였던 상큼 발랄한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분위기를 발산한다.

‘소녀괴담’에서 가장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한혜린은 일진소녀 역을 맡아 제대로 악역을 소화했다. 그가 찰지게 남학생을 때리거나 반 학생들을 위협하는 리얼한 연기는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줄 것이다. 박두식 역시 개성 강한 연기도 다른 배우들과 환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오랜만에 한국 공포영화가 등장했다. 기존에 등장했던 공포영화와는 차별화를 두고 있는 ‘소녀괴담’은 학교라는 익숙한 공간, 괴담을 소재에 감성을 더해 신선함을 배가시켰다. 극도의 긴장감과 공포감을 느끼고 싶은 관객이라면 ‘소녀괴담’을 보고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색다른 공포영화를 기대하고 찾고 있었던 관객이라면 ‘소녀괴담’을 추천한다. 2일 개봉.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