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대한민국 대표팀이 16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안타깝게도 월드컵 열기는 식었지만 지상파 3사의 중계는 계속 진행 중이다. 그 중 KBS 중계진은 가장 롤러코스터다운 행보를 보였다.
KBS는 월드컵 중계 전부터 시끄러웠다. 프리랜서를 선언하면서 퇴사했던 방송인 전현무를 자사 규정까지 위반해가며 영입해 월드컵 홍보를 해보려다가 뭇매를 맞았다. KBS 아나운서들을 비롯해 스포츠팀 직원들이 반발하는 피켓시위까지 벌였고 전현무는 친정으로부터 외면을 받으며 씁쓸하게 발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시작 전부터 삐걱거린 KBS 월드컵 중계 팀은 KBS 총파업으로 인해 또 한번의 위기를 맞았다. 타 방송사에선 이미 중계진을 꾸려서 홍보에 나서고 있는 때에 KBS는 투입시킬 인원도 없었다. KBS 양측 노조는 이미 중계를 위해 브라질로 떠난 인원 외에는 중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다행히 월드컵 시작 전에 파업이 마무리됐지만 정상 방송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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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KBS의 선전은 계속됐다. 알제리전에서 10.1%, 벨기에전은 16.9%를 기록했으며 대한민국 대표팀이 떨어진 후 타국가 경기에서도 시청률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공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것은 KBS과 해설위원으로 5년 계약을 맺은 이영표 때문이다.
이미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축구팀 코치를 맡으며 홍보를 했던 이영표는 철저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경기 결과를 예측해 화제를 모았다. 승리 팀은 물론 스코어까지 맞추는 이영표의 능력은 ‘점쟁이 문어’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선배이기도 한 홍명보 감독에게도 쓴소리를 내뱉을 정도로 이성적이고 깔끔한 해설로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줬다.
스포츠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도 월드컵 특수를 맞았다. 월드컵에 맞게 종목을 축구로 선정했던 ‘예체능’은 브라질 현지 촬영으로 월드컵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KBS 중계진의 주축인 조우종, 이영표의 중계 노하우를 공개하며 윈윈효과를 거뒀다.
또한 KBS는 UHDTV(Ultra High Definition TV)를 통해서 초고화질 영상을 전달하기도 했다. 월드컵 중계 실험방송은 지구 반대편의 브라질 현지에서부터 국내 시청자들에게까지 실시간으로 UHD방송을 서비스하는 것으로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KBS는 월드컵 중 오명을 쓰게 쓰기도 했다. KBS 기자의 AD카드를 돌려쓴 사실이 브라질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한국과 알제리 전이 열린 지난달 21일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에서 KBS 기자가 자신의 AD카드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다가 적발됐다.
AD카드는 언론사의 취재를 위해 출입을 허용하는 카드로, 임의로 빌려주거나 받게 될 경우 당사자는 물론, 해당 미디어 전체가 출입 금지 페널티를 받을 수도 있다.
이에 KBS는 지급된
월드컵 중계로는 시청률이나 화제 면에서 1등을 차지했지만 KBS는 시작 전부터 안팎으로 시끄러운 월드컵을 치르면서 반쪽 성공을 거뒀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