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대학생 신랑과 여고생 신부의 만남을 그린 영화 ‘어린신부’와 15세 동갑내기 커플의 임신을 그린 ‘제니 주노’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영화감독 김호준이 다시 한 번 충격을 안길만한 소재로 대중을 찾았다.
‘레쓰링’은 여자와의 관계를 통해 예술적 영감을 얻는 한 괴짜 교수가 첫눈에 자신의 난봉끼를 사로잡은 진짜 사랑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남 교수와 여제자의 아슬아슬한 만남을 담아 판타지를 자극하기엔 좋지만, 서로의 지위(?)와 매력을 이용해 미술작업, 학점 등을 얻는 내용은 자극적이기만 할 뿐 공감대를 사기에는 부족하다.
세상에 저런 남자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 자나 깨나 그 생각뿐인 남 교수의 등장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억지스럽다. 그러나 김호준 감독은 “내가 남자이기에 더하거나 보탬 없이 솔직한 성담론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제작의도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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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몽정기’ 송은채와 ‘전망좋은 집’ 하나경은 최성국을 두고 대결하는 듯한 구도를 보이며 이야기를 시작해나간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두 사람은 쿨해도 너무 쿨하다.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서로 친구가 되는가하면, 신경전을 보였던 초반과 달리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둘 도 없는 친구가 된다. 한 남자를 두고 관계를 맺은 다소 껄끄러운 사이임에도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고, 영원히 세 사람의 친분을 이어가 이보다 더 당황스러울 수 없다.
포스터를 보나 예고편을 보나 누가 봐도 주인공은 송은채, 최성국인데 막상 베일을 벗으니 하나경이 주인공이다. 노출 빈도나 수위, 분량 등에서 송은채보다 자주 등장한다. 가슴을 강조한 의상과 엉성한 연기톤으로 어색한 첫 등장을 알리고, 이때부터 어색한 연기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강은비에서 개명한 송은채 역시 조금은 어색한 연기로
유쾌한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인물과 상황으로 진지해진다. 이 과정에서 사랑하는 여자에게 저럴 수 있을까라는 관객들의 원망을 살수도 있지만, 남자의 눈물과 원더우먼을 자청한 송은채의 변신이 또 다시 유쾌함을 선사한다. 오는 11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