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넌 왜 날 안 좋아하니?”
분명 코멘트만 들어도 화가 날 법하지만 가수 윤상의 입에서 흘러나오니 웃음보만 자극했다. ‘상남자’ ‘나쁜 남자’라는 수식어가 난무했지만 그 어디에도 어울리지 않는 ‘꽉 막힌’ 남자였다. 감정에 솔직하고 소신을 굽히지 않는 태도가 오히려 ‘볼매(볼수록 매력)’로서 여심을 뒤흔들었다.
10일 오후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 속 호스트 윤상은 제멋대로 생각하고 그대로 발설하는 자연 그대로의 삶이었다. 사생팬에게 “잘생기지도 않은 날 왜 좋아하느냐”고 호통치거나 아내에게 “넌 내 팬 아니었잖아”라며 17년간 괴롭힌 에피소드는 분명 ‘비호감’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솔직하면서도 치부까지 노출할 줄 아는 당당한 자신감은 보는 이에게 큰 매력을 안겨줬다.
이날 윤상은 이적, 유희열 등 ‘절친’들의 폭로부터 아내와 러브스토리, 알코올 의존증, 인기에 대한 자만, 그리고 불우한 가정사까지 모두 털어내며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모든 것을 맛본 중년의 뮤지션으로서 쉽게 갈 수 있는 행보가 아니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윤상의 솔직한 입담은 방송 시작부터 전개됐다. 그는 유희열이 “‘19금’ 개그의 대가다. 감성은 없고 그냥 변태”라고 놀리자 “내가 40여년을 살면서 저런 입담가는 정말 처음이다. 음란마귀다”고 응수했다. 또한 “유희열의 저런 말도 안 되는 입담 때문에 섭외가 많이 오는 모양”이라며 “저래서 뮤지션계 전지현이다”고 날카롭게 ‘디스’했다.
↑ 사진=SBS 방송 캡처 |
그의 이런 자신감은 인생사에 대한 담담한 고백에서도 묻어났다. 하버드 유학길에 올랐다가 장학금이 취소된 사연을 말하면서도 “그럴 줄 몰랐다” “그냥 가면 될 줄 알았다” “영어는 못 했다. 그저 서바이벌 수준”이라며 있는 그대로 심정을 털어놨다. 또한 아내와 유학길에 올랐던 뒷얘기에 대해 “아내가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기로 했는데 아이를 가졌다. 이렇게 금방 실현될 줄 몰랐다”고 해 MC들의 등을 휘어지게 했고, MC 성유리와 에피소드를 털어놓으며 “이효리가 날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성유리에게 ‘넌 날 안 좋아하니’라고 물었다”고 서슴없이 말해 재미를 더했다.
그러나 그의 솔직한 매력을 배가한 건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얘기한 대목이었다. 부잣집 외동아들 같은 이미지인 윤상의 입에서 “편부모 가정에서 자랐다. 어릴 적 나와 어울리지 말라는 얘기가 굉장히 큰 상처였다”는 말이 흘러나왔을 땐 인간적인 향내가 풍기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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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방송 캡처 |
그는 아버지에 대한 상처를 모두 내보이면서 “아버지 임종 때에도 갈 수 없었다. 이렇게 말하면 불효자처럼 보이겠지만 정말 그땐 그랬다”며 뼛속까지 모두 내보였다. 이어 “돌아가신 아버지가 내 앨범부터 브로마이드까지 모았다는 걸 알게 됐지만 어릴 적 받은 상처로 큰 감동을 얻진 못했다”며 “이런 게 내 아이들을 키우면서 장애가 될까 봐 걱정됐다”고 진심을 내비쳤다. 90년대 백마탄 왕자에서 인간적인 40대 윤상으로 내려온 대목이었다.
이날 윤상은 일반인으로서도 꺼릴 수 있는 사적인 얘기들을 스스럼없이 공개했다. 이는 자신에 대한 자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