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여배우들의 파격적인 베드신이 눈길을 끄는데 기여하는 바가 큰 만큼 신인배우, 혹은 이름을 알리지 못한 배우들도 눈독을 들이기 마련이다. 그 이후가 어찌되었든, 단번에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위한 요소가 바로 베드신이다.
물론 극과 어우러지지 않는 무리한 노출은 잠깐의 기쁨을 맞보고 대중들에게서 잊혀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뿐만 아니라 이후 연기 생활을 하는 것에 있어서도 ‘뜨기 위해 벗는 배우’라는 수식어로 불리는 등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배우 여민정과 하나경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들의 이름이 수많은 대중들에게 강하게 인식이 된 건 ‘레드카펫 노출’이다. 각각 레드카펫에서 파격적인 드레스를 입고 넘어지거나, 끈이 풀리는 사고를 겪으면서 대중들에게 관심을 끌었다. 이후 들어오는 작품마다 모두 ‘노출’이 있는 역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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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Q: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그런 ‘노출 사건’ 이후 이미지가 ‘노출 배우’로 굳어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것 같아요.
하나경: 그런 질문 많이 받는데, 섹시하니까 그렇게 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여배우로서 섹시해 보이는 건 달란트라고 생각해요. 섹시한 이미지로 보이는 것이 얼마나 매력 있어요. 점점 인식이 달라질 거라고 믿어요.
여민정: 처음에는 ‘러브스위치’로 데뷔했는데 거기서는 청순하고 엉뚱하고, 솔직한 이미지였어요. 그런데 노출을 했다는 것만으로 이미지가 바뀌는 것 같아요. 섹시 이미지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그보다 ‘야한’ 이미지가 되니까 그게 마음이 아프죠. 옷 입는 것도 괜히 불편하더라고요.
Q: 그럼에도 베드신이 포함된 시나리오가 많이 나온다던데, 뭐가 가장 곤란한가요.
하나경: 명분이 없는 작품을 할 때죠. 캐릭터의 전사(이전에 일어났던 사건)가 있으면 이해를 할 수 있는데, 그런 것도 전혀 없이 그냥 노출을 하라고 하면 ‘내가 왜 이걸 해야하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분명한 이유가 있는 작품은 그야 말로 작품이니까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죠.
Q: 명분 없이 베드신을 넣은 작품들은 애초에 고사하면 될 텐데요.
여민정: 그거 아세요? 신인은 뭐라도 찍어서 이름을 알려야 하잖아요. 처음부터 시나리오를 주지 않아요. 처음에 내세우는 조건이 ‘노출 가능해요, 안 가능해요’였어요. 아마 다들 공감할 거예요. 신인들은 일단 ‘가능합니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어요. 슬픈 이야기죠.
하나경: 맞아요. 신인들의 숙명이죠.
Q: 두 분에게도 여전히 저런 조건부 출연 제의가 들어오나요?
여민정: 물론이에요. 그래서 이제 아무리 좋은 영화여도 장르의 특성상 그런 이미지가 굳어질 것 같아서 고사하고 있어요. 물론 제가 고사한 것 중에서 잘 된 영화들도 많지만 아쉬움은 없어요. 지금은 조금 힘들더라도 기다리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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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베드신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들 하는데, 체감이 되나요?
하나경: 요즘은 드라마에도 베드신이 있잖아요. 그런 걸 보면 많이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영화에는 없어서는 안 될 장면이 됐고요. 그만큼 임펙트가 있고,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이 베드신이잖아요. ‘벗을 거면 확실하게 보여달라’는 댓글을 본 적이 있어요. 관객들이 자신이 못하는 것을 영화를 통해 대리만족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여민정: 맞아요. 확실히 옛날에는 노출이 덜 심했다고 하더라고요. 요즘은 거의 전라노출 수준이잖아요. 대중들이 무뎌져서 웬만한 걸로는 만족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요즘은 걸그룹 무대, 드라마 등에서도 노출이 심하니까 영화도 웬만한 노출로는 클릭수가 나오지 않는 거죠.
Q: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 몸매 관리도 필수겠네요.
하나경: 촬영 앞두고 하루에 사과 하나씩 먹었어요. 운동도 정말 엄청나게 했어요. 식이요법은 물론이고요.
여민정: 맞아요. 대부분이 준비기간이 짧아요. 심지어 일주일 전에 시나리오를 받는 경우도 있거든요. 몸을 보여주는 장면인데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부끄러워요. 사람들은 남녀간의 사랑을 그리는 우리는 보고 즐거움을 얻는데, 섹시함이 느껴지지 않으면 당연히 좋아해주지 않으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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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중이 즐거워하는 것과는 별개로 악플도 꾸준하죠?
하나경: 네, 그것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제가 단번에 주인공이 된 게 아니잖아요. 7~8년의 무명 시절이 있었고 오디션도 정말 많이 봤어요. 100번도 더 본 것 같아요. 그렇게 하다가 주인공을 맡은 것이 ‘전망 좋은 집’이었어요. 발로 뛰었는데 그냥 ‘야한걸로 떴다’는 말이 상처가 되더라고요. 그래도 많은 악플을 보면서 멘탈이 강해졌어요. 일종의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죠.
여민정: 저도 트라우마가 생겼어요. 과거에 제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나온 영화가 있는데 정식으로 개봉된 게 아니고 온라인에서 공개가 되더라고요. 아는 감독 통해서 받은 시나리오였는데 그게 저에게 상처가 됐어요. 꼭 불법영화를 찍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때 마음의 문이 확 닫혔어요.
Q: 역시 상처가 동반이 되네요. 그럼 앞으로는 어떤 연기를 하고 싶나요?
하나경: ‘전망 좋은 집’보다 ‘레쓰링’에서 더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던 것 같아요. 역할 자체도 상반된 역할이었죠. 오히려 ‘레쓰링’이 실제 제 모습과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원래 성격이 긍정적이기도 하지만, 전 아직 20대잖아요. 길게 보고 있어요. 이미숙 선배도 과거엔 섹시한 여배우였지만, 지금은 누가 뭐래도 진짜 멋있는 배우인 것처럼.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여민정: 저는 의미 있는 영화를 하고 싶어요. 여운이 남는 작품들 있잖아요. 위안부 문제나, 북한인권 같은 사회적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