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2014 SBS 연예대상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개그맨들이었다. 이들은 끈끈한 정과 돈독한 선후배 사이를 보여주며 보는 이를 감동의 눈물로 젖게 했다. 웃기는 재주뿐만 아니라 사람을 제대로 울릴 줄 아는 재주꾼들이었다.
그 중심에는 공동대표의 공금 횡령 및 잠적으로 위기에 처한 코코엔터테인먼트 또 다른 공동대표 김준호가 있었고, 그를 지지하는 많은 개그맨들이 자리했다. 이밖에도 오랜 무명을 참고 견뎌온 자신에게 격려하는 개그맨, 자신을 믿어준 선배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개그맨 등, 여러 수상자들이 가슴 뭉클하게 했다. 이들의 속깊은 수상 소감이 있었기에 이번 시상식은 빛이 날 수 있었다.
◇ 김준호, 참석조차 않은 그가 빛났던 이유
이날 시상식에서는 유독 김준호를 이들이 많았다. 코코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인 김현정, 홍윤화, 이국주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기 때문이다.
김현정은 코미디부문 우수상을 탄 뒤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들 김준호 선배, 힘내길 바란다. 나도 파이팅하겠다”며 응원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지난번에도 상을 받은 뒤 고정 프로그램 다 잘리고 '웃찾사'도 폐지됐는데 또 상을 받아서 예감이 안 좋다”고 너스레를 떨어 개그우먼다운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같은 부문 최우수상 영예를 안은 홍윤화는 “제가 가장 힘들 때 제 편이 된 사람이 김준호 선배였다. 선배가 힘들 때 저도 편이 돼 드리겠다. 힘내라. 날아가지 않겠다”고 말해 뭉클함을 전달했고, 예능 뉴스타상을 받은 이국주는 “누구보다 힘들겠지만 떠날 일 없을 것이다. 코코엔터테인먼트 사랑한다”고 외쳤다.
![]() |
◇ 이국주 “날 믿어준 변기수 은혜 잊지 않겠다”
이국주의 눈물 어린 소감은 감동 그 자체였다. 트로피를 안은 뒤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날 믿어준 변기수 은혜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국주는 “연습생 시절에 ‘쟨 비호감이라서 안 될거야’라고 모두 등 돌릴 때, ‘선배, 이국주는 정말 잘 될거다. 뻔뻔해서 잘 할 것’이라고 말해준 변기수”라며 “오빠 덕분이 아니었다면 개그우먼도 안 됐을 것”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에 변기수도 울컥한 듯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눈시울을 붉혀 후배를 챙기는 선배의 사랑을 느끼게 했다.
![]() |
◇ 박진주 “넘버원이 되기보단 온리 원이 되겠다”
개그맨 박진주는 신인상에 호명되자 눈물을 글썽이며 속 깊은 소감을 입밖으로 꺼냈다.
그는 “부산에서 기다릴 부모에게 감사드린다. 공채 합격해도 방송 못 할 거라고 그냥 내려오라고 했는데. 그래도 믿어준 가족들에게 감사하다. 실감이 안 난다”고 눈물을 쏟아냈다.
이어 “신인상은 신인들에게 주어진 상이다. 남자 2명이 받았다고 보일지 모르지만 나도 여자다”고 농담한 뒤 “넘버원이 되기보다는 온리 원이 되는 개그맨이 되겠다”는 말을 남겨 박수를 받았다.
◇ 조세호 “‘키다리 아저씨’ 남희석 정말 고맙다”
조세호는 예능 뉴스타상을 안은 뒤 눈물을 흘리며 “지난 2001년 SBS 공채 개그맨을 입사해서 14년 만에 고향에서 처음으로 상을 받는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 일이 그냥 좋았다. 일하면 행복하고 즐거웠다”며 “오랫동안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해 많은 분이 축하해준 거라 생각한다. 누구보다 힘들 때 격려해준 제작진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세호’란 사람을 왜 프로그램에 데려가려고 하느냐고 주위에서 물을 때 늘 응원해준 ‘키다리 아저씨’ 남희석에게 정말 고맙다”며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감사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 김태균 “천국에 계신 어머니 듣고 있죠? 아들 상 받았습니다”
김태균은 이날 최우수상에 호명된 뒤 “이게 뭔일인지 모르겠다. 라디오로 최우수상을 받을 줄 몰랐다”고 운을 뗐다. 그는 “2006년 처음 라디오를 시작했고 아이도 태어났는데 그 아이가 벌써 9살이다. 그저 사연을 잘 읽어준 것밖에 없는데 황송하다. 제작진에게 감사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김태균은 “최근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클로징 코멘트에 항상 어머니에게 '사랑해요'라고 말했다. 또 요즘은 ‘천국 청취율 1위’라는 말도 한다”며 “어머니가 생전 ‘두시탈출 컬투쇼’를 자주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머니 듣고 계시죠? 아들 상 받았습니다”고 뭉클한 소감을 더했다.
함께 무대에 오른 정찬우는 “저희가 라디오를 좀 잘하긴 한다. TV만큼의 영향력이 있어서 이 상을 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상 받을 것 같아서 무슨 얘길 할까 싶었는데 김태균이 인생에 있어서 큰일을 당했다. 그래서 이 상을 김태균에게 돌리고 싶다”고 말해 두 사람의 우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